피는 못속여…언니따라 골프채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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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필드 달굴 자매· 남매들
'골프는 가족 스포츠?'
내년 시즌 필드를 달굴 자매 · 남매 골퍼들이 적지 않다. 형제자매 중 한 명이 골프선수일 경우 그 동생은 자연스럽게 갤러리로 따라다니다가 골프를 접하게 되는 일이 많다. 형제 · 자매 간 펼쳐지는 경쟁은 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미국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박희영(22 · 하나금융)의 동생 박주영(19)은 최근 끝난 '2010 KLPGA투어 시드순위전'에서 42위를 기록했다. 통상 50위까지 풀시드가 주어지기 때문에 박주영은 내년 국내 정규투어 대부분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갤러리로 언니를 따라다닌 박주영은 중학교 2학년 때 골프에 입문한 '늦깎이' 골퍼다. 언니의 골프백을 멘 적도 몇 번 있다. 미국에 있는 언니와 자주 연락하고 조언도 많이 받는다.
아버지 박형섭 대림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둘째는 골프를 안 시키려고 했는데 피는 못 속이는 것 같다. 두 딸이 자주 집을 비우는 게 아쉽다"라며 웃었다.
올 시즌 KLPGA투어 상금랭킹 18위 조윤희(27)와 동생 조윤지(18)는 내년 KLPGA투어에서 함께 활동한다. 조윤희는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60야드(랭킹 4위)에 달하는 장타자로 손꼽히고,드림(2부)투어 상금왕인 조윤지도 언니 못지않은 장타력을 지니고 있다.
조윤지는 "대회에서 언니와 같은 조로 함께 플레이하면 무척 재미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06년 KLPGA투어에서 활약한 선유정(27)의 동생 선승효(23)도 올해 KLPGA투어에서 뛰었다. 미LPGA투어프로 한희원(31 · 휠라코리아)의 사촌동생 한희진(26)도 2007년 KLPGA투어 선수로 활약했고,드림투어 출신인 서유진(28)과 사촌동생 서희진(24)도 골프집안이다.
남매 골퍼도 적지 않다. 지난해 KLPGA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드레서로 뽑힌 박시현(21)은 올 시즌 조건부로 정규투어에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 시즌엔 풀시드를 확보했다. 동생 박성호(19)는 2년 연속 장타대회에서 우승한 '아시아 장타왕' 출신이다.
올 시즌 KLPGA투어 '톱10'에 네 번 이름을 올린 윤슬아(23 · 세계투어)의 남동생 윤정호(18)는 국가대표 출신의 유망주다. 올해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아마추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LPGA투어 상금랭킹 32위 김소영(22)도 프로골퍼인 오빠 김영배(25)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김하늘(21 · 코오롱엘로드)과 편애리(19 · 하이마트)의 남동생 김대현(14),편조웅(17)도 누나의 영향을 받아 프로골퍼가 되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골프 쪽에 자매 · 남매선수가 유독 많은 것은 고도의 멘털 스포츠인 골프의 특성상 적당한 경쟁심을 유발할 수 있는 데다 노하우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로 스윙을 분석해고 가끔 캐디를 해줄 수 있는 것은 가족의 힘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