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28분 현재 오리온은 전날보다 1.23% 오른 28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9만2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빙그레(보합)는 장중 4만9800원까지 올랐고, 하림(1.07%)도 시장지배력 강화 기대로 5거래일 연속 상승, 2865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와 함께 대상(4.17%), 오뚜기(2.91%), 롯데삼강(1.21%), 농심(1.47%), 롯데칠성(0.73%), CJ제일제당(0.45%) 등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음식료업종 지수는 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12.42% 상승, 코스피 지수(0.09%) 대비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증권업계에서는 실적 개선 모멘텀(상승 요인)과 저평가 메리트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1500원대까지 뛰었던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들어선 이후 1100원대로 하락 안정됐다. 이와 함께 제품 제작에 투입되는 곡물가격도 내려, 원가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업체들의 실적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음식료업체들은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달러화로 결제·수입하고, 유산스 등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은 원가 절감 요인으로 작용한다. 환율은 통상 1∼2개월, 국제 곡물가격은 약 6개월 정도가 지난 후 음식료 업체들의 생산 투입 원가에 반영된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민감주들이 먼저 강세를 나타낸 후 최근 시장의 상승 여력이 둔화된 가운데 음식료주들이 오름세를 나타냈다"며 "원가 절감 효과로 인해 지난 3분기부터 음식료업체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했고, 내수경기 호조 전망을 바탕으로 음식료주들이 뒤늦게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전체의 이익개선 속도가 떨어지고 있는 반면 개별 업종 내에서 이익모멘텀이 살아있는 업종은 건설과 음식료·철강 등 7개 업종"이라며 "최근 지수조정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종의 주가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고 있어 지수 조정국면에서도 이익모멘텀이 살아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가 개선 요인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에서 음식료주들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입원가가 낮아진 원재료가 내년 상반기까지 투입될 계획이고,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이라며 "소비경기가 살아나면서 음식료 제품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종 대비 저평가 메리트도 남아있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음식료 업종은 16.30%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 지수(43.62%) 상승률을 밑돌았다. 상반기까지 지속된 원화 약세, 고가의 곡물투입 등으로 인해 실적과 주가가 다른 업종 대비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급상에서도 긍정적인 요인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으로 최근 3달간 외국인들은 3383억원어치 음식료업종 주식을 순매수했다. 빙그레의 경우 외국인들이 27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고, 롯데칠성(12일), 오뚜기(7일), 농심(5일), 대상(4일), 하림(3일) 등도 외국인들은 연일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