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버블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샤오롄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전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금을 매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금 가격은 역사적인 고점에 있다"며 "보유외환을 어디에 투자할지를 결정할 때는 장기적인 수익성을 봐야 하고 특히 어느 자산에 거품이 있는지 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예상과 달리 금을 공격적으로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하지만 후 부행장의 발언이 의도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 애널리스트인 마크 로빈슨은 인민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온스당 1000달러 아래 가격으로 금을 매입하길 원하기 때문에 금 가격의 폭락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샤오난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감사회 주석은 달러 약세에 대비해 인민은행이 최소 5년 이내에 금 보유량을 6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금값 버블에 대한 경고는 최근 꾸준히 나오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달 "금값 2000달러 전망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금값 상승을 주도할 만한 인플레이션이나 심각한 불황은 없을 것"이라면서 "금값 1100달러는 가능하겠지만 1500달러나 2000달러는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월가의 선물거래 브로커인 아담 크롭펜스타인 역시 "이미 금 투자수익률이 100% 가까이에 달해 금 관련 펀드 환매가 늘 것"이라며 "금 펀드 매물이 쏟아지면 순식간에 금값이 급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2월물은 12.80달러(1.1%) 오른 온스당 121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3일 개장 전 전자거래에서 1227.5달러를 찍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