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 중인 이성한 감독의 영화 '바람:Wish'가 등급 판정 논란에 휩싸였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내린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에 많은 관객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불량 고교생의 성장통을 담은 영화 '바람'에는 폭력적인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 속 고교생들은 '조폭 흉내'를 내긴 하지만 칼부림은 물론 변변한 싸움 한 번 하지 않는다. 오히려 방황기를 지나 이제 착실하게 산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착한 영화다.

그러나 영등위는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거나 대로에서 대치하는 장면,욕설과 비속어가 반복적으로 나온다"며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작사 필름더데이즈 측이 최근 서울극장과 허리우드극장에서 총 800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이 영화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은 잘못된 것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설문에 응답한 관객들은 "청소년들이 보고 깨달을 점이 많은 성장영화"(대학생),"내용이나 대사의 폭력성은 거의 못 느꼈다. 오히려 코믹요소가 많아 재미있었다"(웅엄마),"부모님과 함께 봐도 좋을 영화! 감동 천 배인데 왜 청소년관람불가인지 결코 이해할 수 없다"(timeout)고 말했다.

네이버 관객평점은 무려 9점대(10점 만점)에 달한다. 대부분의 영화담당 기자들은 '고교생들이 단체 관람할 수 있는 수준의 영화'로 보고 있다.

고교생 조폭이 칼부림을 하는 '강철중:공공의 적'과 유혈이 낭자한 '불꽃처럼 나비처럼'등이 15세 등급을 받은 것에 비해서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란 것은 한 마디로 코미디"라며 "욕설과 폭력이 난무했던 '신라의 달밤'이 15세 이상 관람가였던 것과 비교하면 '바람'은 그보다 폭력 수위가 훨씬 낮아 애교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