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칼리드 알팔리 총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앞으로 나올 플랜트 건설사업 규모는 100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며 "한국기업들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알팔리 총재는 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석유정제시설,석유화학시설 건설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업체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이런 굵직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수십만개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팔리 총재는 또 "국제 유가가 수년간 불안한 모습을 보인 원인은 투기자본 세력 때문"이라며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생산능력을 늘려 국제 유가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최근 원유생산 능력을 하루 1200만배럴로 증대하는 사업을 완료했다. 그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하루 400만배럴의 잉여생산 능력을 갖춘 만큼 세계 원유시장에 안정적인 석유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두바이쇼크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는 금융 · 부동산시장이 탄탄해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두바이도 신중하게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어 파장이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8일 방한한 알팔리 총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국내 정유 4사 대표와 건설사 대표 등을 두루 만났다. 그는 "한국의 정유업체들과 원유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고객사가 아닌 현대오일뱅크에도 원유를 공급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정부의 휘발유값 인하 압박에 대해서도 "정유사업은 폭리를 취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다"며 "국제시장에서 정제마진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의 정유사들이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는 것은 그만큼 성실하고 헌신적으로 일한 결과"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그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특별강연에 참석,"물적자원보다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이라며 "젊은이들이 궁극적인 재생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람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생산량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이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로 지분 35%를 가지고 있다.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 등 3사가 국내에 수입하는 원유의 3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