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주식시장은 박스권 횡보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1600선을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저평가 매력과 주변상황 불확실성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증시가 전날부터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를 맞아 사실상 휴장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증시는 주말까지 관망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두바이 악재가 건설주의 급락을 야기했지만, 피해규모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우세해 증시 하락 요인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 부국증권 "눈치보기 장세 이어질 것"

부국증권은 특별한 증시 상승계기가 없는 가운데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증시의 기초체력이 개선되고 있어 인내심을 가지고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의 조정을 가져오게 했던 변수들이 다소 긍정적으로 바뀌고는 있다"며 "미국의 소비가 회복되고 있으며 본격적인 출구전략은 각국 정부의 공조에 힘입어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매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도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전과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등의 재료를 감안할 때 여전히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증시에서 환율을 빌미로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도 당분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변수들은 증시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기에는 충분해도 시장을 상승세로 전환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판단이다.

전 센터장은 "시장을 끌어올릴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증시의 주도주였던 대형 IT(정보기술)주들과 자동차주들이 어느정도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이들을 이어줄 주도주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국내증시는 변동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눈치보기 장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전 센터장은 "경기회복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속도를 높이고 있어 인내심을 가지고 증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신한금융투자 "환율수혜주 부각"

신한금융투자는 전체적인 증시 흐름이 부진한 가운데 환율 수혜주나 낙폭과대주 등 틈새시장 중심으로 단기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전체적인 증시의 흐름은 여전히 부진하다"며 "원화강세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어들은데다, 증시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상승모멘텀도 뚜렷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120일선에서의 지지력과 60일선에서의 저항력 사이에 갇혀있는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며 "4분기 기업실적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갑갑한 횡보장세에서 쉽사리 빠져나오기가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개장휴업 중인 증시와는 다르게 외환시장은 전일 일본 엔화가 달러당 86엔대로 떨어지면서 1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치열한 분위기다.

원화 역시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엔화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며, 2007년 7월에 7.5배까지 떨어졌던 원·엔 재정환율은 현재 그 두 배에 가까운 13.3배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인 환율 메리트의 부각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틈새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높은 수준의 원·엔 재정환율은 IT(정보기술)나 자동차 등과 같은 주요 대일 경쟁 산업의 메리트를 강화시킬 수 있으며, 올해 만끽했던 일본인 관광특수를 연장시킬 수 있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또 "위안화 절상 이슈가 본격적으로 확대된다면 한-중 무비자 제도의 추진과 더불어 관련 산업의 호재를 확산시킬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김 애널리스트는 "롯데쇼핑의 강세를 필두로 유통업체들의 주가강세가 지지부진한 지수흐름에 비해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고, IT주에 대해서는 전일 외국인들의 매수규모도 크게 늘어나는 등 이미 증시에서도 반영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지지부진한 증시 상황에서 환율 변수에 따른 수혜주나 낙폭과대주 등과 같은 일부 틈새시장을 적절히 활용하는 대응이 적합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 교보증권 "12월 증시, 완만한 상승 기대"

주상철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12월 국내 증시는 국내외 경제 회복세 지속, 풍부한 유동성 유지, 가격 매력 부각, 외국인 순매수 지속 등으로 완만한 상승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는 1550에서 1680 범위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국내 실적 모멘텀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회복에 따른 매출증대로 실적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경제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풍부한 유동성이 유지되고 있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주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순매수 기조도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저금리 유지 및 위험선호 증대로 이머징 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업종별로는 4분기 실적 개선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소비재, 금융 및 유틸리티 업종을 추천했다.

글로벌 경제 회복 등으로 수출 회복이 예상되므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최근 조정을 보였던 IT 등의 수출업종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주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고성장 지속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철강 업종과 12월 결산 배당을 앞두고 배당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