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發 패닉] 유럽은행 400억弗 물려…이슬람 채권투자자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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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 쇼크
두바이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전격 채무상환유예를 선언하면서 두바이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두바이와 인접 중동 국가들로부터 속속 빠져나가고 있고,거액을 물린 유럽 금융권은 전전 긍긍하고 있다. 그리스와 우크라이나 아일랜드 등 두바이처럼 부채가 많은 나라들로 불똥이 튈 것이란 공포도 커지고 있다.
◆발등에 불,유럽 금융권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 "두바이월드가 파산할지 은행들이 자금 회수를 할 수 있을지 모든 게 불확실하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이 금융위기 재연에 대한 공포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은행들은 '고속성장 · 고수익'을 보장하던 두바이의 상품성을 믿고 수백억달러의 자금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번 사태로 유럽 은행들이 최대 400억달러(약 47조원)라는 거액을 물린 것으로 분석했다. CS는 유럽 은행들이 두바이에 물린 채권에서 50% 손해가 난다고 가정할 때 내년 대손충당금이 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BNP파리바 ING그룹 로이즈 등을 이번 두바이 사태의 희생양으로 꼽았다. 대다수 유럽은행들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RBS는 10.2%,바클레이즈는 8%나 폭락했다.
중동과 신흥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는 급등했다. CDS는 국채 부도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 수수료로 높을수록 부도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두바이의 5년물 국고채 CDS가산금리는 평소 3%대 초반에서 26일에는 4.7%로 뛰었다. 장중 한때는 5.75%까지 치솟았다. 바레인의 5년물 CDS 가산금리는 2.31%로 0.4%포인트 올랐고 카타르의 가산금리는 1.14%로 0.1% 상승했다.
수쿠크(이슬람 채권)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값도 급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중앙은행격) 산하 은행이 26일 달러채권 발행을 연기했으며 바레인의 걸프인터내셔널은행은 이날 5억달러 규모로 예정됐던 달러채권 발행을 취소했다. 두바이 최고재정위원회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 막툼 위원장이 "이번 개입은 신중하게 준비된 것이며 두바이월드의 특수한 재정여건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우크라이나 등 신흥국 불똥 우려
가디언은 "두바이 외에도 채무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가 수두룩하다"며 두바이 사태가 '제2의 리먼사태'로 연쇄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이슬란드와 헝가리 파키스탄 등에 긴급 자금지원을 해준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 두바이월드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그리스와 우크라이나 아일랜드 등 부채가 많은 나라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그리스 증시는 6% 이상 폭락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속성장의 상징인 두바이가 일순간에 몰락하면서 다른 신흥국들에 대한 융자 리스크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바이발 쇼크가 터진 이후 글로벌 자본시장은 안전자산으로 급격한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위험자산인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미국 등 선진국 국채가격은 크게 올랐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연 3.2%로 0.07% 하락(채권가격 상승)했으며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도 3.16%로 0.1%포인트 떨어졌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두바이뿐만 아니라 카타르 아부다비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주변국들 전체의 지불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 아시아 시장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성완/김동욱 기자 psw@hankyung.com
◆발등에 불,유럽 금융권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 "두바이월드가 파산할지 은행들이 자금 회수를 할 수 있을지 모든 게 불확실하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이 금융위기 재연에 대한 공포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은행들은 '고속성장 · 고수익'을 보장하던 두바이의 상품성을 믿고 수백억달러의 자금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번 사태로 유럽 은행들이 최대 400억달러(약 47조원)라는 거액을 물린 것으로 분석했다. CS는 유럽 은행들이 두바이에 물린 채권에서 50% 손해가 난다고 가정할 때 내년 대손충당금이 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BNP파리바 ING그룹 로이즈 등을 이번 두바이 사태의 희생양으로 꼽았다. 대다수 유럽은행들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RBS는 10.2%,바클레이즈는 8%나 폭락했다.
중동과 신흥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는 급등했다. CDS는 국채 부도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 수수료로 높을수록 부도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두바이의 5년물 국고채 CDS가산금리는 평소 3%대 초반에서 26일에는 4.7%로 뛰었다. 장중 한때는 5.75%까지 치솟았다. 바레인의 5년물 CDS 가산금리는 2.31%로 0.4%포인트 올랐고 카타르의 가산금리는 1.14%로 0.1% 상승했다.
수쿠크(이슬람 채권)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값도 급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중앙은행격) 산하 은행이 26일 달러채권 발행을 연기했으며 바레인의 걸프인터내셔널은행은 이날 5억달러 규모로 예정됐던 달러채권 발행을 취소했다. 두바이 최고재정위원회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 막툼 위원장이 "이번 개입은 신중하게 준비된 것이며 두바이월드의 특수한 재정여건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우크라이나 등 신흥국 불똥 우려
가디언은 "두바이 외에도 채무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가 수두룩하다"며 두바이 사태가 '제2의 리먼사태'로 연쇄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이슬란드와 헝가리 파키스탄 등에 긴급 자금지원을 해준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 두바이월드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그리스와 우크라이나 아일랜드 등 부채가 많은 나라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그리스 증시는 6% 이상 폭락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속성장의 상징인 두바이가 일순간에 몰락하면서 다른 신흥국들에 대한 융자 리스크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바이발 쇼크가 터진 이후 글로벌 자본시장은 안전자산으로 급격한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위험자산인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미국 등 선진국 국채가격은 크게 올랐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연 3.2%로 0.07% 하락(채권가격 상승)했으며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도 3.16%로 0.1%포인트 떨어졌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두바이뿐만 아니라 카타르 아부다비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주변국들 전체의 지불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 아시아 시장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성완/김동욱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