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가장, 대학원 진학 플랜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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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목표 전면수정…'4년후 내집 마련' 3년 더 늦춰야
한국경제신문의 목요기획 베터라이프(Better Life)가 이번 주부터 새로운 형식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실제 상담 사례를 토대로 재무설계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베터라이프에서 '인생 100세 시대'의 현명한 생애 재무설계를 위한 해법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Q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30대 초반의 가장이다. 요즘 대학원 진학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회사 업무와 관련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부를 더 할 필요가 있지만 대학원에 다니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거나 휴직할 경우 소득이 줄어 주택 구입이 늦어지고 자녀 학자금을 마련하는 게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이다.
A 상담을 의뢰한 김진철씨(32 · 가명)의 고민은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계획대로 저축과 투자를 해 나갈 것인가,아니면 직업적 전문성과 본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른 목표들은 잠시 미뤄둘 것인가로 요약된다.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실제 어느 정도 소득이 감소하고 그에 따라 재무목표를 어떻게 변경해야 하는지를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
◆돈이냐 인생이냐
직장인 중에서 김씨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장래를 위해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 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내리는 것이다. 학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을 중단하고 공부를 할 경우 소득이 줄어 가계에 부담이 커지고 재산 형성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고민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재무설계를 하고 재산을 모으는 이유에 대해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돈은 인생을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다. 돈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따라서 돈을 모아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꿈을 포기한다면 이는 본말이 뒤바뀐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김씨처럼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는 경우라면 그에 수반되는 비용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봐야 한다. 당장은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공부를 해서 학위나 자격증을 따고 난 다음 이를 발판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일시적인 소득 감소를 감수하고라도 공부를 하기로 정한다면 결정 과정에서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집 마련과 자녀 학자금 마련 등 당초의 재무목표를 일정 부분 연기하거나 수정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학원 진학 시 재무목표 수정
김씨는 현재 105㎡(32평)짜리 아파트에 전세(1억5000만원)로 살면서 공무원인 아내와 함께 한 달에 560만원가량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4년 후에는 지금의 전세금액 정도를 더 보태 3억원 안팎의 아파트를 사는 게 목표다. 또 그로부터 2년 뒤에는 6억원대의 집으로 늘려갈 생각이다.
집을 사면서 일부 모자라는 자금은 은행 대출로 충당할 계획이다. 자녀의 대학 학자금으로는 현재가치 기준 1억60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명의 자녀를 낳고 한 명당 1년에 2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가정해 계산한 금액이다.
김씨 부부는 소득이 적지 않은 편이어서 저축과 투자 계획을 잘 세우고 실천하기만 하면 이 같은 목표 달성에 큰 무리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김씨가 대학원에 다니게 되면 재무계획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김씨가 대학원에 다니는 2년간 소득감소분과 학비 등을 합친 금액은 5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4년 후 3억원짜리 아파트를 사기로 한 목표는 7년 후 2억5000만원 안팎의 아파트를 사는 것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 6년 후 6억원대의 집을 사기로 한 계획도 14년 후 4억원대의 집을 사는 것으로 바꾸는 게 합리적이다. 비록 당초 계획보다 내집 마련 시기가 늦어지고 가격도 낮아졌지만 이렇게 하면 대출을 받지 않고도 집을 사는 것이 가능하다. 자녀 학자금은 현재가치 기준 8000만원을 모으는 것으로 바꾸고 부족한 부분은 정부의 학자금 대출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소득 줄기 전 저축 · 투자 극대화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저축액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득이 줄기 전에 가급적 저축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매달 70만원을 정기적금에 납입해 첫해분 대학원 등록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학원 등록금은 시중은행보다는 상호저축은행의 적금을 활용해 볼 만하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적금 금리는 연 5~6%대로 시중은행보다 최고 2%포인트가량 높다.
이와 별도로 매달 50만원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에 예치해 대학원 진학시 소득 감소에 대비한 예비자금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아파트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고 매달 10만원씩 납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 학자금 마련용으로는 어린이 변액유니버셜보험이 적합하다. 이 밖에 매달 60여만원은 적립식 펀드와 장기주택마련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학원 진학 이후 소득이 감소했을 때는 매달 50만원씩 CMA나 MMF에 넣던 것을 중단하고 펀드 투자 규모도 줄일 필요가 있다. 대신 대학원 졸업 이후에는 점차 저축과 투자를 늘려 2년간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야 재무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Q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30대 초반의 가장이다. 요즘 대학원 진학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회사 업무와 관련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부를 더 할 필요가 있지만 대학원에 다니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거나 휴직할 경우 소득이 줄어 주택 구입이 늦어지고 자녀 학자금을 마련하는 게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이다.
A 상담을 의뢰한 김진철씨(32 · 가명)의 고민은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계획대로 저축과 투자를 해 나갈 것인가,아니면 직업적 전문성과 본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른 목표들은 잠시 미뤄둘 것인가로 요약된다.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실제 어느 정도 소득이 감소하고 그에 따라 재무목표를 어떻게 변경해야 하는지를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
◆돈이냐 인생이냐
직장인 중에서 김씨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장래를 위해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 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내리는 것이다. 학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을 중단하고 공부를 할 경우 소득이 줄어 가계에 부담이 커지고 재산 형성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고민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재무설계를 하고 재산을 모으는 이유에 대해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돈은 인생을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다. 돈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따라서 돈을 모아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꿈을 포기한다면 이는 본말이 뒤바뀐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김씨처럼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는 경우라면 그에 수반되는 비용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봐야 한다. 당장은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공부를 해서 학위나 자격증을 따고 난 다음 이를 발판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일시적인 소득 감소를 감수하고라도 공부를 하기로 정한다면 결정 과정에서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집 마련과 자녀 학자금 마련 등 당초의 재무목표를 일정 부분 연기하거나 수정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학원 진학 시 재무목표 수정
김씨는 현재 105㎡(32평)짜리 아파트에 전세(1억5000만원)로 살면서 공무원인 아내와 함께 한 달에 560만원가량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4년 후에는 지금의 전세금액 정도를 더 보태 3억원 안팎의 아파트를 사는 게 목표다. 또 그로부터 2년 뒤에는 6억원대의 집으로 늘려갈 생각이다.
집을 사면서 일부 모자라는 자금은 은행 대출로 충당할 계획이다. 자녀의 대학 학자금으로는 현재가치 기준 1억60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명의 자녀를 낳고 한 명당 1년에 2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가정해 계산한 금액이다.
김씨 부부는 소득이 적지 않은 편이어서 저축과 투자 계획을 잘 세우고 실천하기만 하면 이 같은 목표 달성에 큰 무리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김씨가 대학원에 다니게 되면 재무계획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김씨가 대학원에 다니는 2년간 소득감소분과 학비 등을 합친 금액은 5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4년 후 3억원짜리 아파트를 사기로 한 목표는 7년 후 2억5000만원 안팎의 아파트를 사는 것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 6년 후 6억원대의 집을 사기로 한 계획도 14년 후 4억원대의 집을 사는 것으로 바꾸는 게 합리적이다. 비록 당초 계획보다 내집 마련 시기가 늦어지고 가격도 낮아졌지만 이렇게 하면 대출을 받지 않고도 집을 사는 것이 가능하다. 자녀 학자금은 현재가치 기준 8000만원을 모으는 것으로 바꾸고 부족한 부분은 정부의 학자금 대출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소득 줄기 전 저축 · 투자 극대화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저축액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득이 줄기 전에 가급적 저축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매달 70만원을 정기적금에 납입해 첫해분 대학원 등록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학원 등록금은 시중은행보다는 상호저축은행의 적금을 활용해 볼 만하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적금 금리는 연 5~6%대로 시중은행보다 최고 2%포인트가량 높다.
이와 별도로 매달 50만원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에 예치해 대학원 진학시 소득 감소에 대비한 예비자금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아파트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고 매달 10만원씩 납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 학자금 마련용으로는 어린이 변액유니버셜보험이 적합하다. 이 밖에 매달 60여만원은 적립식 펀드와 장기주택마련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학원 진학 이후 소득이 감소했을 때는 매달 50만원씩 CMA나 MMF에 넣던 것을 중단하고 펀드 투자 규모도 줄일 필요가 있다. 대신 대학원 졸업 이후에는 점차 저축과 투자를 늘려 2년간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야 재무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