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전문가들이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26일 추수감사절(11월 넷째 목요일) 다음 날인 27일을 말한다. 이때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약 한 달간 이어지는 연말 소비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이처럼 태평양 건너 남의 나라 동향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연말 소비가 시장 기대보다 낮아질 경우 글로벌 증시 회복의 탄력을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의 대형 백화점이나 소매 유통점들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춰 재고를 쌓아두고 이른 아침부터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시작한다. 공식 휴일은 아니지만 근로자들도 출근하지 않고 쇼핑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많은 국내외 증시전문가들은 이 기간의 소비 추이가 향후 증시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미국 소비가 1970년대 이후 최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조금만 소비가 늘어도 큰 증가율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지난해보다 소비가 1% 정도 줄어들 것이란 전미소매협회의 조사 결과나 미국의 기업 부도율 및 실업률이 내년에 고점을 통과할 것이란 관측은 크리스마스 랠리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블랙'이라는 단어가 붙은 데에는 여러 유래가 있다. 소매업자들의 실적 장부가 '적자(red)'에서 '흑자(black)'으로 전환할 만큼 매출이 급증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추수감사절 다음 날 쇼핑을 나온 사람들로 거리가 붐비고 끔찍한 교통체증이 목격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기록도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