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매섭습니다. 영국에선 한 유통업체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인 대형마트를 선보였는데요. 그 현장을 이승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우리에겐 축구의 도시로 널리 알려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입니다. 한국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지만 물건을 고르는 고객들의 시선은 남다릅니다. 이곳에서 팔리는 우유와 화장지 등 생필품엔 탄소 사용량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탄소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사라 쿠쇼(Sarah Cuishaw) / 마트 고객 "친환경 상품을 사용하는 것이 집에도 더 좋다는 점이 점점 더 많이 알려지고 있죠. 그래서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고 친환경 상품을 살 수 있는 경우라면 환경적인 면을 많이 고려해서 사려고 합니다." 지난 1월 문을 연 테스코의 치탐힐(Cheetham Hill) 점포는 환경에 부담을 적게 주는 친환경 매장, 이른바 그린스토어입니다. 만들 때부터 탄소배출량이 적은 목재를 건물자재로 사용했습니다. 햇빛을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면부는 통유리로 만들고 지붕엔 채광창을 설치했습니다. 냉장고에는 냉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문을 달았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이 점포는 규모가 비슷한 다른 매장보다 탄소배출량을 70% 이상 줄였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그린스토어는 다섯 곳. 테스코는 앞으로 문을 여는 매장을 모두 그린스토어로 만들 예정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객의 친환경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전략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2007년 5백억 원을 들여 맨체스터 대학에 '지속가능 소비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리처드 실리(Richard Seeley) 지속가능 소비 연구소 부소장 "다국적 기업을 통해 소비자의 힘을 활용한다면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환경 변화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테스코는 202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 쯤엔 아예 탄소가 배출되지 않도록 할 방침입니다. 루시 네빌 롤프(Lucy Neville Rolfe) 테스코그룹 부회장 "테스코그룹 전체에서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이라는 굉장히 야심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우리가 이런 목표를 통해서 달성하려는 것 중 하나는 점포의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식음료와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곳으로만 생각했던 대형마트. 영국에선 환경과 인류의 미래도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이승필입니다. 이승필기자 sp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