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사태’는 기업에 회계처리의 재량권을 부여해 놓고, 이로 인한 모호성의 책임을 기업에 떠넘겨 원칙중심 회계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영자와 감사인이 중요성 판단에 따라 작성한 재무제표와 그에 따른 회계감사를 당국이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삼바 사태란 분식회계를 통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부풀렸다며 금융위원회가 외부감사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다. 법원은 지난 2월 1심 판단에서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모두 무죄로 선고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글로벌 회계 사건으로까지 발전한 삼바 사태는 원칙중심 회계 기준인 K-IFRS(국제회계기준) 체제에서 규제 기관의 감리에 대한 무리한 적용을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그는 “삼바 회계 사례에서 경영자와 감사인은 원칙중심 회계기준을 충실하게 이행하고자 했고, 감사인은 회계감사 기준에 따라 감사를 이행했다”며 “그런데도 원칙중심 회계의 해석과 적용에서 사법 리스크 등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유병연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바닥권인 한국 회계의 국제 신인도를 높인다는 명분 아래 원칙중심 회계 도입을 강행한 게 금융 당국이었다”며 “그런 당국이 스스로 당초 판단을 뒤집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회계 처리를 분식으로 낙인찍어 검찰에 고발하면서 K-IFRS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주장했다. 조성표 경북대 명예교수는 “우리보다 먼저 원칙중심 회계를 적용한 영국은 지난 10년간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전무하다&rdqu
벤처업계가 정부에 요청해 왔던 성과조건부 주식(RSU)에 대한 과세특례 도입이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세제당국은 세제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선 먼저 법령상 근거조항부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관련 정부 기관들은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월부터 기획재정부에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RSU에 대한 과세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 개선을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최근 관련제도가 정비되기 전 세제 혜택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RSU는 기업이 정한 목표 실적을 달성하거나 장기근속 등 여러 형태의 성과를 달성한 임직원에게 자사주(구주)를 주는 제도다. 국내에선 2020년 한화 그룹을 시작으로 네이버와 쿠팡, 두산 등이 RSU를 도입했다. 벤처기업들은 “단기 성과를 우선하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스톡옵션과 동일한 수준의 세제 혜택을 제공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해 왔다. 현재 스톡옵션으로 얻은 이익은 최대 2억까지 비과세되고,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양도소득세는 분할해서 납부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명노현 LS부회장 등이 5일 무사 파키 마흐맷 아프리카연합(AU) 집행 위원장, 웸켈레 케베츠웨 메네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 등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이날 미팅은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 앞서 진행됐다.이 자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약 30만대의 자동차를 팔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아프리카는 멀지만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도 함께 했다. 비공개 회담은 오전 9시 15분쯤부터 시작해 30여분 동안 진행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앙골라, 모로코, 콩고 등 아프리카의 다양한 나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22만여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이 지역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52만여대 수준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이 이번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도 미개척 시장인 아프리카 지역을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메네 AfCFTA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2035년까지 아프리카는 매년 500만대의 새로운 자동차 수요가 있지만, 현재 생산능력은 150만대에 불과하다"며 한국 자동차 업계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회담에선 도요타와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들이 아프리카 지역에 공장 짓으면서 활발히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