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바이어들 앞에서 직접 마시거나 눈에 넣은 '슈가버블'만 두 드럼은 넘을 겁니다. "

무독성 · 무자극 · 친환경 생활 세제 '슈가버블'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소재춘 슈가버블 사장(사진)은 9일 "개발자 스스로가 제품 안전성에 확신을 갖고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슈가버블은 생활 세제 부문에선 '일가'를 이뤘다. 주방세제에서 출발해 과일 · 야채 · 주방용품 살균세척제,세탁세제,섬유유연제,욕실세정제,유아 보디클렌저,젖병세정제 등 무려 100여가지가 넘는 친환경 세제를 내놨다. 중소기업청 한국능률협회 한국표준협회 등으로부터 세제 부문 각종 상도 휩쓸었다. 해외에도 잘 알려져 지난해 500여t을 일본에 수출했다. 미국과 호주 중국 등지에서 수출 문의가 이어져 올해 신규 수출선을 확보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소 사장은 "신종플루 영향으로 손세정제 매출이 크게 늘어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60여억원 많은 2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슈가버블이 웰빙형 세제 브랜드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소 사장은 1998년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책임연구원직을 그만두고 슈가버블의 전신인 그린케미칼을 설립했다. "사탕수수로 세정제를 만들 수 있다는 선배의 말을 듣고 '이거다' 하는 생각에 일단 사표부터 냈죠." 1년6개월이 넘는 연구 끝에 사탕수수에 올리브 오일을 섞어 기존 세제에 들어 있는 계면활성제 같은 물질을 개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화학시험연구원 등의 까다로운 실험을 거쳐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정도 받아냈다.

소 사장은 '자극성 없는 세제'라는 설명을 믿으려 하지 않는 유통업체의 높은 벽에 부딪쳐 초기부터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야만 했다. 이때부터 직접 세제를 마시고 눈에 넣는 '마루타'가 됐다. 그의 튀는 행동은 주부들의 입소문과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퍼졌고,별다른 광고 없이 롯데마트 이마트 등 국내의 웬만한 대형 할인점에 납품하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소 사장은 "사업 초기 몇몇 대기업들로부터 설탕으로 만든 세제 특허를 팔라는 러브콜도 수차례 받았지만 언젠가는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할 것이라는 자신감에 과감히 뿌리쳤다"고 회고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