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新섬유] (1) 철근 콘크리트도 섬유가 대체…10년뒤 건축자개 50%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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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재혁명 시작됐다
10년 뒤에는 금속소재로 만들어진 자동차와 항공기가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 무게는 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10배는 더 강한 탄소섬유가 철강의 영역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어서다. 2020년에 이르면 건축자재도 철강보강재나 시멘트 목재 대신 아라미드 등 신섬유로 만든 자재가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고됐다. 심장 신장 폐 등 인공장기는 물론 인공뼈와 인공혈관 등 섬유를 이용한 의료분야 개발도 한창이다.
기존 소재보다 더 가늘고 가벼우면서 강도는 훨씬 높아진 신섬유가 소재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의류 소재로 국한됐던 섬유산업이 자동차 로켓 선박 의료 건설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 핵심 소재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탄소섬유차' 시대 머잖아
미국 항공회사 보잉은 비행기 동체의 소재로 철강 대신 섬유 사용비중을 늘리고 있다. 연비를 절감하기 위해 1996년부터 탄소섬유를 일부 사용해온 이 회사는 동체와 날개 등으로 적용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섬유업체 도레이와 7000억엔 규모의 탄소섬유를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도레이는 2021년까지 동체,날개 등의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항공기 날개,동체를 탄소섬유로 대체할 경우 볼트 수가 5만여개 줄어든다. 무게도 15% 감소해 연료효율은 20% 증가하게 된다. 이를 통해 연간 1조2000억원의 유류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섬산련의 분석이다.
자동차업계도 연비향상과 배기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탄소섬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자동차 차체의 17%를 탄소섬유로 대체할 경우 전체 무게가 30% 줄어들고 20%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현재 보닛,펜더,범퍼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경주용 차량인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은 지붕과 도어부분을 제외한 차체의 상당 부분을 탄소섬유로 제작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와 미국 GM 등도 탄소섬유 차량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배터리가 무거운 것이 단점인 전기자동차도 탄소섬유를 통해 무게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에 이르면 건축자재도 아라미드 섬유 등을 활용,철강보강재나 시멘트 목재 대신 신섬유로 만든 강화 자재가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심장 신장 폐 등 인공장기는 물론 인공뼈와 인공혈관 등 섬유를 이용한 의료분야 개발도 한창이다.
◆소재시장 '블루 오션' 급부상
신섬유의 쓰임새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섬산련은 2000년 1965억달러에 불과했던 세계 신섬유 시장규모가 2015년 5814억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세계 전체 섬유시장(1조6821억달러 · 예상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섬유가 섬유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의 발빠른 사업 확장에 힘입어 전체 섬유산업에서 산업용 섬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산업용 섬유 생산비중(59%)이 의류용 섬유 비중(41%)을 앞서고 있다. 반면 한국의 산업용 신섬유 개발은 걸음마 단계다. 산업용 섬유 생산비중(25%)이 의류용 섬유 비중(75%)보다 훨씬 낮다.
각국 정부도 신섬유 육성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3년부터 작년까지 도레이의 자동차용 탄소섬유 개발 사업에 20억엔을 지원했다. 미국도 우주 · 항공과 군사 분야의 탄소섬유 적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민관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립,실행에 옮기고 있다.
◆코오롱 · 휴비스 등 "우리가 있다"
국내 기업들의 신섬유 개발 성과도 하나둘씩 가시화하고 있다. 그동안 섬유산업에서 쌓아온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혀가고 있다. 코오롱은 2005년 미국 듀폰,일본 데이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슈퍼섬유인 아라미드 개발에 성공했다. 2006년부터 '헤라크론'이란 이름으로 연간 2000t 규모의 아라미드를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효성 및 삼양사와 SK케미칼의 합작법인인 휴비스도 올 하반기 아라미드 섬유 개발을 마치고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중소 섬유업체인 동양제강은 지난 5월 아라미드 섬유와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 비중은 35% 가벼운 초경량 슈퍼섬유 '미라클'을 개발했다.
이정선/이정호 기자 sunee@hankyung.com
기존 소재보다 더 가늘고 가벼우면서 강도는 훨씬 높아진 신섬유가 소재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의류 소재로 국한됐던 섬유산업이 자동차 로켓 선박 의료 건설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 핵심 소재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탄소섬유차' 시대 머잖아
미국 항공회사 보잉은 비행기 동체의 소재로 철강 대신 섬유 사용비중을 늘리고 있다. 연비를 절감하기 위해 1996년부터 탄소섬유를 일부 사용해온 이 회사는 동체와 날개 등으로 적용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섬유업체 도레이와 7000억엔 규모의 탄소섬유를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도레이는 2021년까지 동체,날개 등의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항공기 날개,동체를 탄소섬유로 대체할 경우 볼트 수가 5만여개 줄어든다. 무게도 15% 감소해 연료효율은 20% 증가하게 된다. 이를 통해 연간 1조2000억원의 유류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섬산련의 분석이다.
자동차업계도 연비향상과 배기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탄소섬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자동차 차체의 17%를 탄소섬유로 대체할 경우 전체 무게가 30% 줄어들고 20%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현재 보닛,펜더,범퍼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경주용 차량인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은 지붕과 도어부분을 제외한 차체의 상당 부분을 탄소섬유로 제작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와 미국 GM 등도 탄소섬유 차량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배터리가 무거운 것이 단점인 전기자동차도 탄소섬유를 통해 무게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에 이르면 건축자재도 아라미드 섬유 등을 활용,철강보강재나 시멘트 목재 대신 신섬유로 만든 강화 자재가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심장 신장 폐 등 인공장기는 물론 인공뼈와 인공혈관 등 섬유를 이용한 의료분야 개발도 한창이다.
◆소재시장 '블루 오션' 급부상
신섬유의 쓰임새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섬산련은 2000년 1965억달러에 불과했던 세계 신섬유 시장규모가 2015년 5814억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세계 전체 섬유시장(1조6821억달러 · 예상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섬유가 섬유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의 발빠른 사업 확장에 힘입어 전체 섬유산업에서 산업용 섬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산업용 섬유 생산비중(59%)이 의류용 섬유 비중(41%)을 앞서고 있다. 반면 한국의 산업용 신섬유 개발은 걸음마 단계다. 산업용 섬유 생산비중(25%)이 의류용 섬유 비중(75%)보다 훨씬 낮다.
각국 정부도 신섬유 육성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3년부터 작년까지 도레이의 자동차용 탄소섬유 개발 사업에 20억엔을 지원했다. 미국도 우주 · 항공과 군사 분야의 탄소섬유 적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민관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립,실행에 옮기고 있다.
◆코오롱 · 휴비스 등 "우리가 있다"
국내 기업들의 신섬유 개발 성과도 하나둘씩 가시화하고 있다. 그동안 섬유산업에서 쌓아온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혀가고 있다. 코오롱은 2005년 미국 듀폰,일본 데이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슈퍼섬유인 아라미드 개발에 성공했다. 2006년부터 '헤라크론'이란 이름으로 연간 2000t 규모의 아라미드를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효성 및 삼양사와 SK케미칼의 합작법인인 휴비스도 올 하반기 아라미드 섬유 개발을 마치고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중소 섬유업체인 동양제강은 지난 5월 아라미드 섬유와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 비중은 35% 가벼운 초경량 슈퍼섬유 '미라클'을 개발했다.
이정선/이정호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