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은 가정에서 손쉽게 진공 포장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한 김금자 롤팩 대표와 세계 최대 규모의 버섯 자동화 설비로 무장,국산 버섯의 해외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양항석 대흥유통사업단 대표에게 돌아갔다. '이달의 무역인상'은 한국무역협회,지식경제부,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수출 공로가 높은 기업인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식품 진공포장기 美에 7년간 1400억 공급계약
김금자 롤팩 대표


롤팩은 아이디어 하나가 얼마나 값진 지를 보여준 기업이다. 김 대표는 식품포장용 필름을 기업에 납품하는 일을 1986년부터 하고 있었다. 2002년 겨울 어느 날 김 대표에게 번쩍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집에서 먹다 남은 음식이나 신선하게 보관해야 할 음식을 진공으로 포장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오랜 연구 끝에 에어채널공법,방수형 진공압력센서,패키지 장착형 롤필름커터 등 신기술을 개발해 가정용 진공포장기를 만들었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뒤 해외로 눈을 돌렸다. 상품력을 인정 받아 2006년 600만달러,2007년 800만달러에 이어 작년엔 수출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올해는 수출이 13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포장 제품 · 기기 회사인 미국 틸리아와 7년간 1400억원에 달하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외를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진공포장 분야 1위인 미국 자덴(JARDEN) 그룹과 기술 및 마케팅 부문 협약을 맺었고,포장 분야 세계 3대 전시회인 '도쿄 팩'에도 매년 참가하고 있다.

팽이버섯 하루 30t 생산…9월까지 600만弗 수출
양항석 대흥유통사업단 대표


양 대표는 자랑거리 한 가지를 입에 달고 산다. 2만여평의 부지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경북 청도의 버섯 공장은 단일 농산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것.종업원도 250여명에 달한다.

양 대표는 이곳에서 하루 50t 팽이버섯을 생산한다. '황소고집''팽이코리아'라는 상표로 출시되는 상품은 내수시장 4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2007년이다. 이때 모기업 대흥농산 밑에 수출을 전담하기 위해 대흥유통사업단을 새로 만들었다. 해외 농산물시장 개방이 확대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작년 330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이 올 들어서는 9월 말까지 600만달러를 넘어섰다.

2004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세우는 등 연구·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연구소 개소 첫해에 액체 종균을 이용한 팽이버섯 재배 기술을 개발했고,이후 기존 25일이 걸리던 버섯 배양기간을 7일로 단축시켰다. 팽이버섯 재배 전 과정을 사람 손을 거치지 않도록 설계한 것도 양 대표의 성공 비법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