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헌 한국경영과학회 회장(KAIST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 · 사진)은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 전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공기업 민영화를 비롯해 모든 부문에서 경쟁의 원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열린 한국경영과학회 추계학술대회를 마친 후 인터뷰를 갖고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어려운 이유는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력 통신 등 과거 국가가 독점하고 있던 분야도 민영화와 함께 점차 경쟁 체제로 변해가고 있다"며 "경영 효율화 방안을 주된 연구 분야로 하는 경영과학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4대 강 사업과 세종시 건설 등 논란을 빚고 있는 대형 국가 사업도 경영과학의 틀로 평가해 보면 국익에 부합하는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공공부문 외에 서비스업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제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ERP(전사적 자원관리),SCM(공급망 관리) 등 경영과학의 연구 성과가 있었다"며 "서비스업의 경영 효율화를 위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경영과학의 과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경영과학 이론 중 하나로 DEA(자료포괄분석 · Data Envelopment Analysis) 기법을 소개했다. DEA는 사업의 성과를 평가할 때 투입된 인력과 비용은 물론 경쟁 상황과 주변 여건 등 계량화하기 힘든 요소까지 포함시켜 측정하는 분석 방법이다. 그는 "은행과 프랜차이즈 등 넓은 영업망을 갖춘 사업의 성과를 평가할 때 유용한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간 제조업 위주의 연구에 그쳤던 경영과학을 서비스업과 정보기술(IT) 등 다른 산업 분야는 물론 공공행정부문으로까지 확산시켜 산업 융합과 사회 전반의 선진화를 선도하는 학문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