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이 동부제철의 향후 생산 규모를 연산 1000만t 체제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 달 준공하는 연산 300만t 규모의 전기로공장에 만족하지 않고,덩치를 더 키워 글로벌 철강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큰 그림'을 제시한 것이다.

김 회장은 27일 동부제철 창립 27주년 기념식에서 "올해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종합제철회사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딘 의미있는 해"라며 "동부제철은 총 8640억원을 투자해 열연강판부터 냉연강판까지 생산하는 회사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어 "냉연강판의 원료를 스스로 조달하기 위해 상공정(上工程)에 진출한 것은 유례가 없는 것으로,기업가 정신과 혁신활동으로 가능했던 일"이라며 "전기로 가동은 1000만t 이상 규모의 글로벌 철강사로 가는 시작 단계"라고 강조했다.

동부제철은 지난 7월 전기로 가동에 이어 다음 달 11일께 종합 준공식을 가질 계획이다. 포스코,현대제철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쇳물에서 냉연제품까지 생산하는 일관제철 공정이다. 올해 60만t의 열연제품을 만들고 점차 생산량을 늘려 2011년부터는 연산 300만t 생산 체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김 회장 말대로 연산 1000만t 체제를 갖추기 위해 생산설비를 추가 확대한다는 비전도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시점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생산 규모 확대를 위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경기불황과 치열해진 철강시장 경쟁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불안,세계적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동부제철의 역량과 의지는 시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순간마다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직면하는 것은 기업의 숙명"이라며 "오늘의 위기를 동부제철의 경쟁력 제고를 이루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경영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고 글로벌 수준의 기술,인력,경영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며 "동시에 원료 조달부터 제품 공급까지 모든 과정에서 최저 원가 시스템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