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이다 최근 크게 반등하고 있다. 예상을 상회하는 3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4분기에도 연간 최고치에 육박하는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8조984억원의 매출과 58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7조6000억원과 48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순이익은 9791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강영일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관리 비용이 소폭 증가했지만 미국 판매법인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2분기 적자에서 1000억원 이상 흑자로 돌아서는 등 해외 자회사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원 · 달러 환율이 한 달 반 만에 1250원에서 117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현대차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됐지만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강 연구원은 "가동률 상승과 신차 비중 확대로 원화 강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며 "원 · 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환율 변화에 따른 손실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출시한 'YF 쏘나타' 등의 신차 효과로 내수 판매가 늘어나 4분기에도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후차 세제 혜택이 연말로 끝남에 따라 기존 차종의 수요도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7855억원과 6752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영업이익률 개선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원가율을 개선한 신차의 판매 증가로 4분기에도 1조원 이상의 세전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4분기 이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 주도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손명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투싼'의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미국 시장 점유율이 한 차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황기 점유율 상승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인 레벨업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나대투증권은 10만원이던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높였고,HMC투자증권은 시세보다 30% 이상 높은 15만2000원을 적정주가로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