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푸른 색으로 유명한 중남미 지역의 파란나비(Morpho peleides)가 날개에 소리의 높낮이를 구별할 수 있는 작은 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6일 보도했다.

나비의 귀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12년으로 이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나비들이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으며 최근에야 나비의 귀에 대한 해부학적 생리학적 연구가 이뤄져 종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진이 실험생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파란나비의 귀는 날개가 시작되는 부분에 있으며 마치 달걀부침처럼 얇은 막으로 이루어진 타원형의 귀 복판에 노른자처럼 생긴 돔 형 구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귀는 가까이에 있는 새 등의 소리를 듣는데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며 음파가 막을 진동시키면 신경을 자극해 신경세포를 통해 부근에 있는 감각기관에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달걀부침형 구조가 어떻게 청각 작용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나비가 들을 수 있는 소리 영역인 1천~5천㎐대에서 다양한 주파수의 소리를 내는 미니 콘서트를 열었다.

참고로 사람의 가청권 주파대는 20~2만㎐이며 사람 간 대화의 대부분은 100~4천㎐ 대에서 이루어진다.

콘서트 중간에 연구진은 작은 레이저 빔을 사용해 나비들의 귀에 있는 얇은 막의 움직임을 관찰했는데 1천~5천㎐의 소리는 바깥쪽 막의 한 지점에 진동을 집중시키고 5천㎐ 이상의 높은 음은 돔을 비롯한 막 전체를 진동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파란나비의 귀가 낮은 음에 극도로 민감해 주변의 새가 날개를 퍼덕이는 것을 나타내는 낮은 음에는 얼른 달아나지만 새가 지저귀는 높은 주파대에서는 갈색만 보이도록 날개를 접은 채 가만히 숨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