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재.보선이 임박함에 따라 유권자의 선택이 가져올 정국의 변화에 대한 궁금증도 늘고 있다.

수도권과 영남, 충청, 강원 등 `미니총선'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개연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선 각 지역구의 승패가 갖는 정치적 의미가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에 선거결과가 향후 각 당 내부 역학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앞설 경우 = 5개 지역구 가운데 과반수인 3개 지역구 이상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는 시나리오다.

`5:0'이나 `4:1', `3:2'와 같은 성적표도 가능하지만, 무소속이나 소수정당이 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하는 경우엔 `4:1:0'. `3:1:1', `2:2:1'과 같은 성적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온다면 한나라당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내년 지방선거까지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승계직 대표라는 약점을 안고 출발한 정몽준 대표체제도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집권여당의 재.보선 연패 징크스를 깼다는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명실상부한 당 대표로서 위상을 확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발판으로 정 대표는 당 일각의 조기 전당대회 요구를 잠재우고 내년 지방선거를 지휘하며 대권가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나라당이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승리할 경우엔 박근혜 전 대표의 `원안고수 발언'으로 된서리를 맞은 여권의 세종시 수정론에 다시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

이곳에서의 승리는 `충청 홀대론'이라는 야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충북 유권자의 지지를 확인했다는 의미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당초 충북을 제외한 나머지 4개의 지역구가 한나라당이 보유했던 지역이었기 때문에 전패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지도부 교체와 같은 후폭풍이 일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충북에서만 승리해 1승만 거두게 될 경우엔 정세균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회의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무소속인 정동영 의원의 입당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한나라당이 3승, 민주당이 2승을 거둘 경우엔 각당 지도부 모두 승리를 주장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선 2승을 승리기준으로 삼는 시각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이 2승을 거두더라도 수원 장안에서 패배할 경우엔 전략공천을 거부한 손학규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좁아질 개연성이 있다.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앞설 경우 = 한나라당이 민주당 후보나 무소속, 소수정당 후보의 승수보다 적은 승수를 거두게 된다면 어떤 지역구에서 승리하느냐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2승을 거둘 경우엔 나름대로 선전한 결과라고 평가될 개연성이 있다.

취임 이후 두 달 만에 치러진 선거인데다 재.보선은 통상적으로 여당에 불리한 싸움이라는 사실이 정몽준 대표의 방어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도권 2곳과 충북 등 중원대결에서 전패하고 텃밭에서만 승리할 경우엔 당내 소장파들이 내년 지방선거에 앞서 당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경남 양산에서 민주당이나 무소속 후보에게 패해 1승에 그친다면 한나라당엔 엄청난 후폭풍이 밀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은 정국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야당 공세에 끌려 다닐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내에선 조기 전대론과 함께 세종시 수정론을 둘러싼 친이.친박 갈등이 격화되면서 내부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3승 이상의 성적으로 한나라당을 앞설 경우 여권에 대한 공세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언한대로 4대강 문제와 효성그룹 비자금 문제 등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한편, 정운찬 국무총리의 해임건의안 제출 및 4대강 사업과 내년도 예산안을 연계하는 방법으로 연말 정국의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역학구도 측면에선 정세균 대표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이 수원 장안에서 승리한다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손 전 대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쳐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승리를 발판으로 정계복귀가 추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만약 친노 후보를 앞세운 경남 양산에서도 승리한다면 민주당의 정국주도권은 극대화될 전망이다.

다만 선거결과에 고무된 친노세력 내에서 독자세력화 주장이 확산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정윤섭 기자 koman@yna.co.kr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