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헤지펀드인 갈리온그룹 설립자인 라즈 라자라트남 회장 등이 내부자거래 혐의로 체포된 것은 미국 연방검찰이 여러 차례에 걸친 도청를 통해 확증을 잡은데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트 바라라 미 연방검사는 증권 사기범들을 적발하기 위해 마약과 테러범을 잡는데 주로 활용했던 도청 기법을 적극 활용했다고 밝혔다.이는 구체적이고 시의적절한 증거를 확보해야 경제사범을 효율적으로 기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헤지펀드에 근무하는 내부자 혹은 투자 관계회사로부터의 제보를 받고 도청을 활용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수사 진행 상황을 눈치 챈 라자나트남 회장은 측근에게 갈리온 직원중 한 사람이 도청 장비를 착용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자나트남 외에 체포된 사람은 인텔캐피털의 전략투자 담당 임원,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글로벌 경영자문 담당 이사,베어스턴스자산 운용 이사 등 6명이다.이들은 2006∼2007년에 걸쳐 직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구글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힐튼 등의 주식을 매매,2000만달러(약 232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연방 검찰은 이는 헤지펀드가 연루된 내부자거래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펜신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한 라자나트남 회장은 베어스턴스를 거쳐 1999년 갤리언을 설립했다.보유재산이 13억달러에 달하는 그는 포브스에 의해 올해 세계 부자랭킹 559위에 오르기도 했다.갤리언의 운영자산은 70억달러선이다.

검찰과 별개로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라자라트남 등 관련자에 대해 기업 고위 임원들을 포섭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분기 실적 및 인수·합병(M&A) 정보를 얻어낸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