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면서 이들 기업 주식에 집중 투자하거나 제품을 구입하는 이른바 '착한 소비'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사회책임투자지수(SRI)에 속한 기업에만 투자하는 SRI 펀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2007년 미국의 SRI 펀드에 유입된 돈은 2조7110억달러를 기록했다. 2002년(1조1215억달러)에 비해 2.4배 불어났다. 유럽의 SRI 펀드는 2002년 3360억유로에서 2007년 2조6650억유로로 8배 가까이 급증했다.

SRI 펀드에 돈이 몰리는 것은 SRI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아무래도 높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좋은 데다 믿을 만하고 수익률도 좋은 만큼 이들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국내에도 미미하지만 SRI 펀드가 활동하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국내 SRI 펀드는 11개로 순자산은 총 2512억원이다. 외국에 비해 아직 자산이 미미하지만 수익률은 괜찮은 편이다. 작년 10월27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이들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3.6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450개 일반 주식형 펀드가 71.25%의 수익률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약간이긴 하지만 높다.

소비자들도 '착한 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공정무역 상품이다. 공정무역이란 아프리카 등에서 원료를 구입할 때 합리적인 가격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더 높은 값을 주면 제품값도 일반 제품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이런 제품을 구입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토록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스타벅스의 '에스티마'나 더 페이스샵의 '네이처셀프' 등이 대표적인 공정무역 상품으로 꼽힌다. 이런 상품은 가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면에서 시비를 낳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포괄적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특별취재팀=하영춘 산업부 차장(팀장),이정선 김태훈 송형석 산업부 기자,김현석 경제부 기자,장경영 증권부 기자,노경목 건설부동산부 기자, 최진석 생활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