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지난 9월 28일 주부 신예나(53·서울 신림동)씨는 오픈마켓 옥션에서 사이버머니인 e머니(6만3500원)와 신용카드(1만300원)를 사용해 여행용 가방을 샀다. 신 씨는 다음날 개인적인 이유로 반품을 요청했고, 당연히 카드 취소와 함께 e머니가 환급될 줄 알았다. 그러나 옥션은 신용카드 지급 금액에 대해서만 환급조치했다.
#사례 2. 지난 4월 1일 주부 이경미(40·부천시 역곡동) 씨는 옥션에서 남아용 발레복을 신용카드로 구매, 규정 반품기간(7일)을 3일 넘겨 반품 요청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옥션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를 운운하며 반품이 어렵다고 주장했으며, 옥션은 즉시 해결해주겠다고 답했지만 '카드 취소'가 아닌 'e머니'로 환급해주겠다고 했다.
전자상거래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온라인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사이버머니(전자화폐)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원 '인터넷상담목록'에는 올 초부터 13일까지 온라인몰 e머니와 관련한 소비자 고발이 20건 가량 접수됐다. 이는 공개된 목록으로, 비공개 목록까지 합치면 그 이상이라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소비자 피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사이머버머니로 결제 시 환급 거부 ▲신용카드·현금 결제후 반품 시 사이버머니로 환급 ▲이벤트 기간 초과로 사이버머니 강제 회수 ▲판매자 잘못으로 사이버머니 소멸 ▲사이버머니 해킹 등으로 나타났다.
◆회사 직원도 잘 모르는 사이버머니 규정
옥션은 e머니를 '현금성 e머니'와 '이벤트 e머니'로 분류하고 있다. 이벤트 e머니는 유효기간이 있어 이용계약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소멸된다. 현금성 e머니는 유효기간이 없으며 현금으로 전환해 자신의 은행 계좌에 이체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옥션 자체도 헷갈리는 모습이다. 엉성한 옥션 e머니 규정으로 피해를 당한 신예나 씨는 "내가 사용한 e머니는 '이벤트 e머니'가 아닌 3년 가까이 모아온 개인 신용카드 포인트를 전환한 '현금성 e머니'였다"고 말했다.
신 씨는 "옥션이 전혀 상관없는 '이벤트 e머니'를 운운하며 환급을 거부하더니 소비자원에 신고하고 몇 차례 불만을 제기하자 한달이 지나서야 돌려줬다"며 "특히 무조건 한 번에 다 써야 하는 조건도 걸어놨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무조건 사이버머니로 환급?
이경미 씨는 신용카드로 결제해서 물건 반품 시 카드 결제 취소 승인이 나야 하지만 e머니로 환급해 주겠다는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이 씨는 "판매자는 옥션에 줘야할 '수수료'를 운운하며 반품이 어렵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판매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옥션마저도 판매자가 돈을 주지 않아 환급해줄 수 없고 환급해도 e머니로 주겠다고 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옥션 관계자는 "물건을 반품했을 때 신용카드 결제는 카드 승인 취소가 되는 것이 맞고, 현금 결제는 옥션 e머니로 환급되는 게 맞다"고 해명했다.
이 씨는 "아직 판매자와 옥션 누구하나 환급 금액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은 상태지만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외출하기가 어려워 찜찜하면서도 인터넷 구매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머니 제대로 된 규정 마련 시급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온라인몰의 성장률 전망치가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온라인몰의 주요 결제 수단 중의 하나인 사이버머니에 대한 관련 규정은 아직도 미흡한 수준인 게 사실이다.
업계 1위인 옥션뿐만 아니라 G마켓(G캐시), 인터파크(S-머니), 11번가(11번가 머니) 등도 사이버머니를 결제수단으로 두고 있지만 소비자가 사이버머니의 종류와 환급, 소멸, 사용범위를 이용약관을 통해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알기 쉽지 않다.
이는 온라인몰들이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사이버머니 활용에만 적극적일 뿐 소비자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는 단적인 예이다. 실제로 옥션에서 소비자가 계좌이체를 통해 물건을 사고 반품하면 사이버머니로 환급해 준다. 이런 시스템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환급을 못 받았다며 고객센터를 찾아 화를 내기 일쑤다.
옥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 "e머니 환급 과정에서 홍보가 부족하면 더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이버머니와 관련해 온라인몰 자체 규정에 따른 보이지 않는 소비자 피해가 크지만 대부분 소액이라서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구제받기 힘들다"며 "소비자원에 문의하면 소비자가 자기방어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해주지만 더 좋은 방법은 상품권법처럼 관련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사례 2. 지난 4월 1일 주부 이경미(40·부천시 역곡동) 씨는 옥션에서 남아용 발레복을 신용카드로 구매, 규정 반품기간(7일)을 3일 넘겨 반품 요청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옥션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를 운운하며 반품이 어렵다고 주장했으며, 옥션은 즉시 해결해주겠다고 답했지만 '카드 취소'가 아닌 'e머니'로 환급해주겠다고 했다.
전자상거래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온라인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사이버머니(전자화폐)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원 '인터넷상담목록'에는 올 초부터 13일까지 온라인몰 e머니와 관련한 소비자 고발이 20건 가량 접수됐다. 이는 공개된 목록으로, 비공개 목록까지 합치면 그 이상이라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소비자 피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사이머버머니로 결제 시 환급 거부 ▲신용카드·현금 결제후 반품 시 사이버머니로 환급 ▲이벤트 기간 초과로 사이버머니 강제 회수 ▲판매자 잘못으로 사이버머니 소멸 ▲사이버머니 해킹 등으로 나타났다.
◆회사 직원도 잘 모르는 사이버머니 규정
옥션은 e머니를 '현금성 e머니'와 '이벤트 e머니'로 분류하고 있다. 이벤트 e머니는 유효기간이 있어 이용계약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소멸된다. 현금성 e머니는 유효기간이 없으며 현금으로 전환해 자신의 은행 계좌에 이체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옥션 자체도 헷갈리는 모습이다. 엉성한 옥션 e머니 규정으로 피해를 당한 신예나 씨는 "내가 사용한 e머니는 '이벤트 e머니'가 아닌 3년 가까이 모아온 개인 신용카드 포인트를 전환한 '현금성 e머니'였다"고 말했다.
신 씨는 "옥션이 전혀 상관없는 '이벤트 e머니'를 운운하며 환급을 거부하더니 소비자원에 신고하고 몇 차례 불만을 제기하자 한달이 지나서야 돌려줬다"며 "특히 무조건 한 번에 다 써야 하는 조건도 걸어놨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무조건 사이버머니로 환급?
이경미 씨는 신용카드로 결제해서 물건 반품 시 카드 결제 취소 승인이 나야 하지만 e머니로 환급해 주겠다는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이 씨는 "판매자는 옥션에 줘야할 '수수료'를 운운하며 반품이 어렵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판매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옥션마저도 판매자가 돈을 주지 않아 환급해줄 수 없고 환급해도 e머니로 주겠다고 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옥션 관계자는 "물건을 반품했을 때 신용카드 결제는 카드 승인 취소가 되는 것이 맞고, 현금 결제는 옥션 e머니로 환급되는 게 맞다"고 해명했다.
이 씨는 "아직 판매자와 옥션 누구하나 환급 금액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은 상태지만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외출하기가 어려워 찜찜하면서도 인터넷 구매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머니 제대로 된 규정 마련 시급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온라인몰의 성장률 전망치가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온라인몰의 주요 결제 수단 중의 하나인 사이버머니에 대한 관련 규정은 아직도 미흡한 수준인 게 사실이다.
업계 1위인 옥션뿐만 아니라 G마켓(G캐시), 인터파크(S-머니), 11번가(11번가 머니) 등도 사이버머니를 결제수단으로 두고 있지만 소비자가 사이버머니의 종류와 환급, 소멸, 사용범위를 이용약관을 통해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알기 쉽지 않다.
이는 온라인몰들이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사이버머니 활용에만 적극적일 뿐 소비자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는 단적인 예이다. 실제로 옥션에서 소비자가 계좌이체를 통해 물건을 사고 반품하면 사이버머니로 환급해 준다. 이런 시스템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환급을 못 받았다며 고객센터를 찾아 화를 내기 일쑤다.
옥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 "e머니 환급 과정에서 홍보가 부족하면 더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이버머니와 관련해 온라인몰 자체 규정에 따른 보이지 않는 소비자 피해가 크지만 대부분 소액이라서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구제받기 힘들다"며 "소비자원에 문의하면 소비자가 자기방어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해주지만 더 좋은 방법은 상품권법처럼 관련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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