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대표 조셉 마일링거)는 ISO/IEC가 유일한 세계표준규격으로 정한 KNX표준에 대해 제조기술을 공개하고 한글로 된 기술서적을 출판하는 등 표준화된 통신규격을 국내에 보급하는 것은 물론 국가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온실가스 3분의 2 이상을 배출하는 도시들을 친환경 녹색도시로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자원과 에너지의 소비 효율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소비를 제어할 제어용 신경망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도시 내 빌딩과 가정의 자원과 에너지 절감 및 지속적인 에너지 통합관리를 위해서는 표준화된 하위레벨 통신규격이 요구된다는 것.

특히 도시 생활의 많은 부분은 모터에서 발생하는 동력에 의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터 한 대당 소비되는 에너지 가격은 대략 모터 가격의 33배 이상으로 추산된다는 것이 지멘스 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고효율 모터의 사용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절대적인 전제조건으로 손꼽히고 있다. 고효율 모터를 생산하려면 제조설비,특히 모터의 고효율 측정설비 투자비가 높아 다양한 모터를 제작하는 중소 제조업체에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멘스는 한국산업시험원 등 국내 시험기관에 기존의 20% 투자만으로 고효율 모터의 효율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전수했고 해당 기술은 이미 국가표준으로 도입됐다.

지멘스는 공공안전 분야에까지 광범위한 표준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엘리베이터,지하철 스크린도어 등은 편리함과 시간단축이라는 장점을 가져다 주는 반면 이를 통해 발생되는 안전사고와 인명재해의 위험은 더욱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는 100만분의 1 단위의 고장률에 도전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공공안전 과제"라며 "이를 위해 지멘스는 '안전통신'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도입해 해당 기술과 엔지니어링에 관한 한글서적을 국내에서 출판,보급했고 해당 기술은 2007년 국가표준(KSX IEC 62026-2)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멘스의 표준화 노력은 교통 분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멘스가 지난해 개발한 최첨단 하이브리드 전기 버스는 평평하고 승차계단이 없는 바닥으로 인해 장애자들이나 유모차를 모는 주부들도 쉽게 승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소음발생이 적고 기존 버스 대비 30%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경전철 대비 10% 미만의 비용으로도 제작이 가능하다"며 "우리회사의 최첨단 하이브리드 전기 버스 기술을 국내 제작 협력사와 함께 공공분야 보급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지멘스는 회사 내 표준 및 기술 전문가들을 국내 표준화 관련 세미나에 초청해 표준화 관련 경향과 신기술 사례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LED 조명 표준(IEC TC 34),스마트 그리드 표준(IEC TC 57) 등 한국산업의 녹색성장을 위한 국가표준단체의 표준화 활동에서 다방면으로 협력하고 있다.

지멘스는 다양한 학술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멘스는 표준 정책 전문가를 초빙해 '글로벌 시장에 대응한 국가 표준과 산업화 전략'이라는 세미나를 지난 5월 한국에서 개최해 표준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지멘스는 오는 28일 전력IT포럼에서 지멘스의 세지 박사가 주최하는 '스마트그리드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시스템과 스마트 그리드의 관계를 잘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