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가장 호조를 보이고 있는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1분기 4.4%,2분기 4.0%로 4%대를 유지하고 있다. 2분기의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6.0%에 이른다. 석유 천연가스 팜오일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데다 2억3000만명의 인구가 탄탄한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외부 변수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정재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동남아지역 금융회사들은 금융위기의 충격이 크지 않았던 편"이라며 "인도네시아는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것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지속적인 성장세도 눈에 띈다. 베트남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1%의 경제성장률로 당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12개국 중 하나로 기록됐다. 베트남의 성장률은 2분기 4.5%,3분기 5.76%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정 연구원은 "베트남은 외국인 투자와 수출이 주요 성장동력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출도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1분기 0.4%로 떨어졌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2분기에는 1.5%로 상승하는 등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3300억페소(약 70억달러)를 인프라 건설에 투입하고 사회보장세와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경기 진작에 전력을 쏟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분기 -6.2%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이웃국가들에 비해서는 부진한 성적이다. 싱가포르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올해 성장률이 -4~-6%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경제도 조만간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원유 및 원자재 수출이 많아 경기 회복시 이들 품목에 대한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고 중계무역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는 교역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태국은 지난 상반기 경기 침체에 국내 정치의 불안정까지 겹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분기까지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던 수출은 5월 이후 전달 대비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6월부터는 수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태국 정부는 경기 회복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던 447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당장 이달부터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