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침대업체 시몬스가 사모펀드들의 전형적인 '먹튀'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6일 시몬스가 조만간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팔릴 예정이라면서 이는 지난 23년 동안 7번째 매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시몬스를 소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THL은 지난달 25일 시몬스를 또다른 사모펀드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온타리오주 교직원연금에 매각하고 부채조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자주 시몬스의 소유주가 바뀌는 까닭은 사모펀드가 헐값에 사들여 이득을 챙기고 되파는 단골 '먹튀'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IHT는 설명했다. THL은 2003년 시몬스를 사들인 뒤 지금까지 7700만달러를 챙겼다. 시몬스를 인수한 후 회사 이름으로 자금을 끌어들여 이를 다시 특별배당금으로 받는 수법을 통해서다. 2007년에만 시몬스는 3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해 이 가운데 2억3800만달러를 배당금으로 THL에 지급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시몬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 대출을 탕감해줘야 해 5억7500만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IHT는 지금까지 시몬스를 거쳐간 7개 사모펀드가 시몬스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합하면 총 7억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사모펀드 손을 거치면서 시몬스의 부채는 1986년 사모펀드에 처음으로 인수됐을 때 1억6400만달러에서 현재 13억달러로 8배가량 불었다. IHT는 그동안 시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들이 자산 매각이나 구조조정 후 다른 기업에 팔아치우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데만 급급해 신규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몬스는 지난해 전체 인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00명을 해고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