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은 한국의 수출입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수출액이 350억달러에 육박해 위기 이전 월평균액에 근접했고,수입도 주요 자본재와 소비재 중심으로 늘어나며 감소폭을 줄여 나가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품목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전통적인 수출 효자 품목이던 반도체가 2년9개월 만에 수출 최대치를 기록하며 수출 1위 품목을 탈환했다. 반도체 수출은 1년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며 전년 동기 대비 22.8% 급증했다.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한 것은 세계 PC시장 회복과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으로 수요가 늘어난 데다 단가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8월 24.1% 감소했던 자동차 수출도 지난달 20.5% 늘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중고차보상 지원,폐차지원금 등에 힘입어 판매가 늘고 재고가 급속히 소진돼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진입하는 등 대폭 개선됐다. 8월 대(對)중국,대미국 수출은 각각 10.3%,11.3% 감소했지만 지난달엔 감소율이 1.9%,7.8%로 축소됐다. 이들 지역에 수출되는 주력품목이 크게 선전한 영향이다.

액정디바이스(97.9%),자동차부품(107.7%),반도체(21.1%) 등의 중국 수출은 지난달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도 83.9% 급증하며 전체 수출 감소폭 축소에 기여했다.

수출액과 품목,지역별 실적뿐만 아니라 수입에서도 불황형 구조를 탈피하는 모습이 완연했다. 특히 자본재 수입 감소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장비와 자동차 부품 수입이 각각 31.4%,11.0% 늘어난 데 힘입어 감소율이 13.5%를 기록,올 들어 처음으로 감소율이 20% 이내로 들어왔다. 소비재 역시 소비심리 회복에 힘입어 감소율이 6.2%로 줄었다.

이에 비해 원자재 수입은 원유 도입액이 48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8.3% 감소해 전체적으로 40.6% 줄었다.

9월 수출입 실적에 대해 정부는 회복 국면이 다소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11월로 예상했던 '수출감소율 0%' 달성은 이달 중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이 위기 이전으로 조기 회복됨에 따라 11월부터 큰 폭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