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서 빠르게 탈출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앞으로 조심해야 할 것은 '부동산 버블(거품)'입니다. "

줄리안 퐁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아시아 지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9일 "한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에서 열린 SC그룹 임원 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퐁 CFO(사진)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싱가포르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연장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 것을 지시했고 홍콩 중앙은행도 각 은행에 대출 금리를 많이 내리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를 부양하면서도 부동산 버블을 발생시키지 않으려는 것이 각국 정부의 큰 고민"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금융정책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퐁 CFO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뒤에야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은 2011년이 돼야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 같다"며 "아직까지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퐁 CFO는 "SCB가 미래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은 중국과 인도"라며 "양국에서 지점과 인력 등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최근 한국에 SC금융지주사를 설립했는데 SC그룹이 지주사를 세운 곳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퐁 CFO는 "한국은 첨단산업과 영화,드라마 등 대중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아시아의 유행을 선도하는 국가"라며 "한국에서 성공하면 다른 곳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SC제일은행에서 만든 두드림통장 등 혁신적인 상품을 해외에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