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오늘 라세티 프리미어(줄여서 라프) 1800cc 모델을 새로 내놨습니다. 국내에서 1.8 모델은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1600cc급 준중형과 2000cc급 중형 사이의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이란 게 GM대우 측 설명이지만,곧이 곧대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기존 1.6 모델의 엔진 성능이 공차중량(1305㎏) 등을 감안할 때 너무 작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1.6 모델을 시승했을 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윙' 소리만 커질 뿐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질 않아 "요즘 모델 같지 않다"고 생각하던 터였지요.

GM대우로선 아반떼 포르테 뉴SM3 등 경쟁모델 대비 비교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라프가 디자인만큼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만.)

라프 1.8 모델의 최고 출력은 142마력(6200rpm)입니다. 기존 1.6 모델의 114마력(6400rpm)보다 약 25% 세졌습니다. 최대 토크도 17.8㎏·m로 더욱 향상됐지요.



중요한 점은,배기량이 커지고 힘이 세졌는데도 연비가 더욱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1.6 모델(13.0㎞/ℓ)보다 높은 13.3㎞/ℓ의 공인 연비를 기록했지요.

그렇다면 가격은 어떨까요?

라프 1.8 모델의 가격은 1.6보다 세부트림 별로 정확하게 40만원씩 올랐습니다.

1.6 모델 가격은 1571만(SX 일반형)~1814만원(CDX 고급형)인데 1.8 모델 가격은 1611만(SX 일반형)~1854만원(CDX 고급형)입니다. 자동변속기 장착 기준으로요. (SX,CDX 등 각 트림별 편의사양은 대동소이합니다. 다만 1.6 모델의 경우 저가형인 SE 트림이 더 있다는 게 다르지요.)

라프를 선택하는 소비자 입장에선,힘이 훨씬 세고 연비도 좋은 1.8 모델을 구입하는 게 이익입니다.

GM대우가 1.8 모델의 가격을 높게 책정하지 않은 이유는,내수시장 확대를 위해서입니다. 과거 국내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부동의 3위를 지켜온 GM대우는 작년부터 르노삼성에 자리를 내줬지요.

또 다른 이유는 원가상승 요인이 크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GM대우는 이미 수출용으로 1.8 모델을 생산해 왔습니다. 군산공장에서 만드는 1.8 모델을 내수용으로 돌리기만 하면 되니까,별도 개발비용이 추가되지 않은 거지요.

문제는 작년 10월 출시 후 라프 1.6을 구입했던 기존 고객들입니다. 힘세고 연비좋고 가격도 비슷한 상위급 모델이 나왔으니 좀 억울할 법도 하지요.

다만 수출에만 신경쓰던 GM대우가 내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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