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재원조달비율 133.6%…작년말 대비 30%p 급등

국내 시중 은행의 중장기 외화 대출은 꾸준히 줄어든 반면 외화 차입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외화 유동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1년 이상 중장기 재원조달비율은 133.6%로, 전월 128%에 비해 5.6%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5년말 14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화 유동성이 악화됐던 지난해말(105.6%)에 비해 무려 28%p 급등한 수치다.

금감원은 7월중 중장기 외화 대출이 11억1000만 달러 감소한 반면 중장기 차입은 24억6000만 달러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올들어 중장기 외화 대출은 98억7000만 달러 줄어든 반면 중장기 차입은 91억7000만 달러 늘어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환율 하향 안정세 등으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가 연중 최저 수준을 경신하면서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은행이 지난해 말 외화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안정적인 외화유동성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중장기 외화 차입을 늘리는 노력을 지속한 점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중장기 차입 확대를 통한 정부지원자금 등 단기 차임급을 감축한데 따른 은행 외채 만기 구조도 개선됐다.
7월중 만기 1년 미만 단기 차입금은 290억 달러로, 지난 3월말 이후 140억 달러 감소한 반면, 장기 차입금은 946억 달러로 동 기간 115억 달러 증가했다.

외채 만기구조의 장기화로 상환불이행 위험이 현저히 완화되면서 대외신인도 역시 제고된 점도 외화유동성 개선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이달 초(2일) 한국의 외화유동성 개선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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