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700을 넘나드는 초강세를 보이는 요즘 증시의 화두는 '외국인'으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18일 하루에만 1조3000억원대의 대량 매수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사자' 주문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증권사들이 내놓은 분석보고서의 내용도 외국인으로 도배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음료수 CF의 오래된 카피를 본뜬 '외인,사랑과 정열을 한국에게'라는 강렬한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의 왕성한 식욕을 표현했다.

'환플레이'라는 용어도 자주 들린다. 원 · 달러 환율 내림세와 외국인 매수세가 덩달아 나타나자 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외국인이 주식 상승에 더해 환차익까지 노리는 '환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IT(정보기술)와 자동차 외의 주도주 찾기 논의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바이 코리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토털 바이 코리아(Total Buy Korea)'란 표현을 통해 IT와 자동차 외의 업종으로 손길을 뻗치는 외국인을 묘사했다.

외국인 주도로 코스피지수가 1700을 넘나드는 강세장에서 소외되며 만족스럽지 못한 수익률을 보이는 개인투자자들로부턴 '들러리'였다는 자조 섞인 한탄의 목소리도 들렸다. 코스닥시장의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하이브리드카 등 아직 실적은 없지만 고성장이 기대되는 종목들의 강세로 자동차의 '컨셉트 카'와 비슷한 의미인 '개념주식(Concept Stock)'이란 용어도 등장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80만원대로 치고 오르며 강세를 지속하자 우리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최고치였던 100만원을 훌쩍 넘긴 106만원으로 제시한 것도 화제였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