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화가 국내 경제를 교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14일 지적했다.

이 총재는 15~16일 한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한 · 캐나다 중앙은행 컨퍼런스에 앞서 배포한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 세계화 과정에서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투자가 빠르게 확대됐다"며 "하지만 포트폴리오 투자는 시장 분위기 반전에 의해 그 흐름이 급격히 바뀌기도 해 환율의 급변동을 초래하는 데다 심한 경우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2005년 10월 이후 2008년 상반기까지 정책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했으나 이 기간 중 외국 투자자금이 국내로 많이 유입되는 바람에 장기금리 상승폭이 제한되고 국내 유동성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물부문에서도 세계화가 물가를 안정시키는 측면도 있지만 세계적 원자재 수급 불균형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