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너무 깨끗하게 잘 나와요,고맙습니다. "

전북 진안군 안천면 중리마을에 사는 황관주 옹(79)은 11일 이곳을 찾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손을 꼭 잡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독거 노인인 황씨는 "그동안 TV가 잘 안 나왔는데 위성방송 수신기를 달고 나니 너무 잘 나온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불편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돕겠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진안군은 전주시에서 차로 1시간 남짓 거리인데도 덕유산과 마이산 등에 둘러싸인 탓에 전국에서도 난시청 지역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방통위는 KBS,스카이라이프 등과 공동으로 이날 중리마을의 4개 저소득 가구에 위성방송 수신기를 무료로 설치했다. 중리마을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경제적으로 어려운 전국 절대 난시청 가구 1만여세대에 위성수신기를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이날 진안군 상전면 내송마을에서 디지털 공시청 설비 개통식도 가졌다. 이 설비는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장비로 내송마을에서 첫 교체작업이 이뤄졌다. 2013년 지상파방송의 송수신 방식 디지털 전환에 앞서 방통위는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산간벽지 도서지역 등 난시청 지역의 506개 아날로그 공시청 시설을 2,3년 내에 디지털 장비로 바꿀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개통식에서 내송마을 주민들이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47인치 디지털TV 1대를 마을회관에 기증했다. 내송마을 34세대는 마을회관의 디지털 공시청 설비를 통해 집에서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최 위원장은 "2013년부터 시작하는 디지털방송은 한국이 인터넷 강국에서 디지털 강국으로 약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통하는 내송마을의 디지털 공시청 시설은 대단히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송영선 진안군수는 "요즘 귀농이 부쩍 늘고 있는데 농촌지역도 삶의 질,문화 혜택이 높아져야 한다"며 "디지털 공시청 개통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고 농촌을 살리는 소중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안(전북)=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