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음식료업종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올 하반기 가파른 실적개선으로 주가가 오를 것에 대비 미리 주식을 사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칠성, CJ제일제당 등을 가장 많이 사고 있고, 지난달부터 연일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모멘텀(계기)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주가전망도 밝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8일)까지 롯데제과 주식을 20일(거래일 기준) 연속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순매수한 규모는 총 1만6100여주로, 약 166억원 어치다.

이들은 또 빙그레와 롯데칠성도 각각 19거래일과 16거래일 연속 매집했다. 빙그레는 41억원 어치 샀고, 롯데칠성은 116억원 이상 집중 순매수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11거래일 동안 409억원 가량을 사 모았다. 일주일 전부터 산 농심은 엿새 동안 76억원 어치 샀다.

이로써 음식업종내 외국인 보유비중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 4월말 18%에 불과했던 외국인 보유비중은 4개월여 만에 23.49%로 5% 포인트 이상 불어났다. 이는 업종시가총액 13조원 중 3조원 가량을 외국인이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외국인이 이처럼 음식료주를 집중 매수하는 이유는 하반기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들은 올 여름 '상승랠리'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음식료주들이 이제 최악의 상황을 지나 실적개선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자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업종 지수는 연초 이후(8월말 기준) 4.4% 상승에 그치며, 시장대비 38.6% 포인트를 밑돌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환율급등과 고가의 곡물 투입 등으로 실적 개선 속도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음식료업체들의 가격 결정력 훼손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그 동안 주가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고 덧붙였다. 음식료업종은 최근 시장대비 21.2% 디스카운트되어 거래되고 있다는 것.

최 연구원은 그러나 "음식료 상위 5개사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1분기에 15.9% 줄었지만, 2분기에 11.7%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26.9%와 33.0% 증가할 것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전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롯데칠성과 빙그레의 경우 실적개선 가능성으로 주가가 오를 것에 대비 외국인이 주식을 선취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롯데칠성의 경우 부동산 가치가 가장 큰 투자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칠성이 보유한 서초동 부지의 개발가치가 약 6200억원에 이르고 있다"며 "이는 시가총액(9000억원~1조원)에 절반 수준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지기창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초동 부지 개발이 시행될 경우 절대 저평가 국면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