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조가 8일 민주노총 및 금속노조 탈퇴안을 가결함에 따라 회생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상진 쌍용차 기획재무본부장(상무)은 "쌍용차가 정상 궤도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조합원 정서를 받아들여 경영진이 최단기간 회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기업 이미지 개선이다. 금속노조 지침 아래 지난달 초까지 77일간 장기 농성을 벌였던 '강성 노조' 이미지를 벗고 '대국민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쌍용차는 노조의 불법 파업이 한창이던 지난 7월 국내외에서 단 71대만을 판매했지만,지난달엔 판매량을 2012대로 늘렸다.

향후 투자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략적 투자자(SI)이든 재무적 투자자(FI)이든 투쟁 일변도인 '강성 노조'를 달가워할 곳은 없기 때문이다. 쌍용차 인수를 추진 중인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노조원들이 자율적으로 상급단체를 탈퇴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들의 인수 관심을 높여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되풀이되는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 때도 파업 우려가 지금보다 훨씬 작아졌다. 지금까지는 민주노총 및 금속노조가 개별 기업의 경영 상황과 관계없이 일괄적인 임금인상 지침을 내렸는데,이게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을 추진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담보 채권자들과 부품 협력업체 등 무담보 채권자들이 쌍용차의 회생 의지를 높이 평가할 경우 회생계획안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오는 15일 서울중앙지법에 생산성 향상 방안 및 신차 개발 청사진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법원은 다음 달 중순께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무 변제계획 및 출자전환 등을 확정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