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여파로 손세정제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생활용품 업체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애경만 울상이다. 애경은 자사의 항균 손세정제 '블루칩 핸드워시'를 지난해 초 단종시켰기 때문이다. 판매가 부진한 데다 주력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사실 손세정제는 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85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다. 2003년 첫선을 보였지만 '비누가 있는데 굳이 손세정제를 쓸 필요가 있느냐'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깨지 못한 탓이다. 그러던 중 신종 플루라는 변수를 만나 시장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면서 올해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쏟아지는 손세정제 주문에 생산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피죤의 'MUMU(무무)' 옥시 '데톨'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항균 레몬그라스 핸드워시' LG생활건강 '죽염 미용종가 한방항균 핸드워시' CJ라이온 '아이 깨끗해 핸드숍' 유니레버코리아 '도브 핸드워시',엠포엠의 '플루' 등이 있고 유한킴벌리까지 지난 5월 '킴케어'를 내놓고 손세정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애경 측은 부랴부랴 손세정제 부활에 나섰다. 이달 안에 '블루칩 핸드워시'를 재출시하기 위해 관련 설비를 다시 가동하느라 밤낮이 없다. 이석주 애경 마케팅 상무는 "신종플루 여파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손세정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 예정"이라며 "손세정제와 함께 젤 타입의 손소독제(새니타이저)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