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순익, 매출 증가없이도 사상최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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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 제조업체들의 올해 순익이 매출 증가 없이도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승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올해 상장 제조업체들의 매출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익 증가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지난해 급증한 매출에 일부 착시 효과가 있고 제조업체들의 해외 진출로 지분법 이익이 늘고 있어 올해 순이익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증권이 KOSPI200 구성 종목 가운데 2001년 이후 실적과 2009년, 2010년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제조업체 134개사를 살펴본 결과 올해 총 매출액은 631조원에서 636조원으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41조원에서 45조원으로, 순이익은 31조원에서 47조원으로 각각 9%, 65% 늘어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2008년 매출을 내수와 수출로 나눠보면 수출이 내수보다 많았고 증가율 역시 수출이 20%로 내수 8%를 압도했다"며 "지난해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18%나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원화 약세가 매출 증가에 큰 몫을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출액 증가율 상위 업종도 화학을 비롯한 철강, 조선, 기계 등 수출 중심 업종이었다.
그는 "환율은 2008년 매출이 많아 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를 일으켰다. 그러나 환율 효과를 제거하더라도 제조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 제조업체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매출이 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환율 효과로 부풀려진 2008년이라는 일시적 요인과 한국 제조업체들의 해외 진출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 즉 매출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고 있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연결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제조업체들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기업 해외 투자의 영향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연결 기준 매출과 본사 기준 매출의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1년 14조원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50조원까지 커졌고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도 2001년 17조원에서 47조원까지 확대됐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이익도 증가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산에 대한 직간접적인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보유한 지분 비율만큼 영업외수지 내 지분법 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매출 증가를 동반하지 않는 이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2001년 이후 제조업체들의 총자산대비 유형자산의 비중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반면 지분 투자는 늘고 있다. 지분법 이익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올해 제조업체들의 순이익은 지난 2007년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매출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예상을 비현실적이라고 폄하해서는 안된다"며 "이미 집행된 투자에서 보이지 않는 매출이 일어나고 이는 이익률을 높이는 지렛대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박승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올해 상장 제조업체들의 매출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익 증가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지난해 급증한 매출에 일부 착시 효과가 있고 제조업체들의 해외 진출로 지분법 이익이 늘고 있어 올해 순이익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증권이 KOSPI200 구성 종목 가운데 2001년 이후 실적과 2009년, 2010년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제조업체 134개사를 살펴본 결과 올해 총 매출액은 631조원에서 636조원으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41조원에서 45조원으로, 순이익은 31조원에서 47조원으로 각각 9%, 65% 늘어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2008년 매출을 내수와 수출로 나눠보면 수출이 내수보다 많았고 증가율 역시 수출이 20%로 내수 8%를 압도했다"며 "지난해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18%나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원화 약세가 매출 증가에 큰 몫을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출액 증가율 상위 업종도 화학을 비롯한 철강, 조선, 기계 등 수출 중심 업종이었다.
그는 "환율은 2008년 매출이 많아 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를 일으켰다. 그러나 환율 효과를 제거하더라도 제조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 제조업체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매출이 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환율 효과로 부풀려진 2008년이라는 일시적 요인과 한국 제조업체들의 해외 진출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 즉 매출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고 있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연결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제조업체들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기업 해외 투자의 영향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연결 기준 매출과 본사 기준 매출의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1년 14조원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50조원까지 커졌고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도 2001년 17조원에서 47조원까지 확대됐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이익도 증가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산에 대한 직간접적인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보유한 지분 비율만큼 영업외수지 내 지분법 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매출 증가를 동반하지 않는 이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2001년 이후 제조업체들의 총자산대비 유형자산의 비중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반면 지분 투자는 늘고 있다. 지분법 이익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올해 제조업체들의 순이익은 지난 2007년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매출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예상을 비현실적이라고 폄하해서는 안된다"며 "이미 집행된 투자에서 보이지 않는 매출이 일어나고 이는 이익률을 높이는 지렛대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