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20일 평균 순매수 금액은 지난 8월 초순 3500억원을 고점으로 지난 3일 1100억원 수준까지 축소됐다. 특히 지난 이틀간은 전기전자와 운송장비 등 그간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업종들 중심으로 매도를 늘렸다는 점에서 차익실현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4일 "불과 이틀간의 매도를 놓고 외국인들의 기조변화 가능성을 논하기는 성급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추세상승의 배경에는 경기회복과 기업이익 개선이라는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더불어 외국인으로 대표되는 유동성 보강이 중추가 됐다는 점에서 최근 외국인들의 움직임은 분명 주의를 요구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동양증권은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세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미국 국내 주식형 펀드로 신규자금 유입이 감소한 것과 달리, 국외투자펀드로는 오히려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 IT섹터의 대표인 애플사의 주가급등 등으로 미국증시의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기본적으로 미국증시에 연동돼 움직이는 국내 외국인 매매의 특성상 국내 IT업종에 대한 매수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원 연구원은 "IT업종의 주도력이 약화되고 시장 전반의 상승탄력이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기 보다는 IT외 업종으로 매수세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전날 금융업종의 급등은 이런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셋째, 증권업종에 대한 외국인들의 기조적 매수세가 유효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업종은 지수 상승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모멘텀(계기)이 분명하고 투자심리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단기추세 판단의 기준으로 쓰인다.
그는 "지난 3월 이후 외국인들은 증권업종에 대해 흔들림 없는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변함 없는 시각을 반증하는 증표"라고 판단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이틀 연속 주식을 팔고 IT와 자동차로 대표되는 주도업종도 일단은 쉬어가자는 모습이지만 이런 변화는 의미없는 미동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추세에 대한 신뢰와 함께 주도업종에 대한 매수전략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