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쿠페형 준중형차 ‘포르테 쿱’은 ‘디자인 기아’를 새로운 가치로 내세운 기아차의 첨병 역할을 맡은 ‘스포티 세단’이다.

포르테 쿱은 지난해 뉴욕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 쿱(KOUP)을 기반으로 26개월의 연구개발기간, 95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기아차가 내놓은 야심작이다.

외관에 민감하면서도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는 20∼30대 고객층을 주 공략대상으로 삼은 포르테 쿱은 출시 2주만에 국내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하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보험 가입 시 스포츠카가 아닌 세단으로 인정받아 할증 부담이 없고 연비도 평균 이상은 된다는 평가다.

다만 출시 이전부터 관심이 집중된 외관에 비해 성능 면에서는 큰 기대감이 생겨나지는 않았다. ‘외관만 스포츠 쿠페형인 일반 세단이 아니냐’는 우려였다.

시승을 통해 포르테 쿱이 세련된 외관만큼의 성능을 가졌는지를 확인해봤다.

시승에 이용된 차량은 대중적인 트림인 1.6 모델이다. 최고출력 124마력의 1600cc 감마 CVVT 엔진을 탑재했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5km다. 이 차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경우를 가정해 도심과 일부 간선도로를 중점적으로 운행했다.

외관은 확실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전 4도어 포르테에 비해 높이는 6cm, 지상고는 10mm 낮춰 역동적인 모습이다. 2개 달린 문짝은 유리에 테두리가 없는 프레임리스 도어로, 보다 탁 트인 측면 시야를 확보했다.

앞범퍼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옆으로 넓어지는 사다리형이다. 차체가 더욱 낮아보이는 인상을 부여한다. 날렵해진 후미등도 눈에 들어온다.

차량 높이가 낮아져 차내 공간이 좁을 것이라는 우려는 시트를 낮게 설치해 보완했다. 키 180cm가 넘는 남성이 운전석에 앉아도 모자람이 없었다. 뒷좌석에 타 보아도 그리 불편한 느낌은 없다.

스마트키를 주머니에 넣고 시동버튼을 눌렀다. 창문을 열고 시동이 걸리는 소리를 들었다. 듣기 좋은 중저음이 '스포츠카에 타고 있다'는 기분을 갖게 한다.

서서히 페달에 발을 올렸다. 엔진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점차 속도계와 엔진 회전수(RPM) 바늘을 높여가며 달리는 차량은 경쾌하다. 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핸들의 움직임도 묵직해져갔다. 최근 추세에 맞춰 너비를 줄인 핸들의 ‘손맛’이 좋았다.

신호에 맞춰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예상보다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이다. 4륜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된 포르테 쿱의 제동성능은 매우 민감하다. 속도를 줄이는 것도 순식간이다. 다만 다소 느슨한 제동을 선호하던 운전자라면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속도를 점차 높여봤다. 가속성능은 도심 주행에 부족함이 없다. 시속 140km 정도까지는 ‘뻗어나가는’ 느낌으로 즐거운 주행경험을 선사했다. 고속 주행 중 커브길을 돌 때에도 차체자세제어장치(VDC)가 작동돼 코너링이 수월했다.

차량 바닥의 서스펜션은 딱딱한 느낌이다. 평면 주행 시에는 안정적이지만 비포장도로나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는 차체가 받는 충격이 고스란히 운전자에게 전해져 온다. 세단의 안락함보다는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고려해 이 같은 세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감상은 흡족했다. 차량의 본격적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기에 힘든 도심에서 일상용도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능이었다.

유지비 등 경제성에 있어서는 세단에 가깝고 외관과 주행 세팅은 스포츠카에 맞췄다는 느낌이다. 공인연비 15km의 1.6 모델은 도심 주행 시 평균 9~10km 사이의 실제 연비를 보였다. 세련된 외관과 각종 편의사양도 만족스럽다.

무엇보다도 '1000만원대에 만날 수 있는 쿠페'라는 게 최대 강점이다. 자동변속기 기준 포르테 쿱의 가격은 주력 모델인 1.6 모델이 1541만~1905만원, 2.0 모델이 1684만~1966만원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의 가격(2278만~3641만원)에 부담을 느끼지만 쿠페형을 선호하는 젊은 층에게 짙은 호소력을 갖는 부분이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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