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직연금에 관심을 가지는 근로자와 기업이 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4년째로 접어들었다. 올해 6월 말 현재 퇴직연금의 시장규모는 적립금 8조2600억원,가입자는 132만명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제도는 기업이 내부에서 운용하던 퇴직금제도를 외부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제도로 근로자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정부에서 도입한 준(準) 공적 사회보장제도다. 기존 퇴직금의 수급권 문제를 보완하고 길어지는 노후에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입사부터 퇴직 후에 이르는 수십년의 기간에 걸쳐 운영되므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근로자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퇴직연금사업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근로자와 기업은 어떤 기준에 의해 퇴직연금사업자를 선택해야 할까?

우선,퇴직연금 운영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퇴직연금은 일반적인 금융상품이 아니라 인사 · 재무 · 회계 등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제도다. 따라서 이를 책임지는 퇴직연금사업자는 개별 기업의 특성에 맞는 제도설계 능력에서부터 적립금의 가치를 높이는 장기 자산운용능력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역량의 보유가 필수적이다. 특히 자산운용의 경우 적립자산이 중장기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퇴직연금의 특성상,단기적인 수익률을 쫓으며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것 보다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장기투자의 전문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둘째,오랜 기간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사업자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사업자의 총 자산규모,대외신용도,각종 건전성 관련 지표 등 공시된 자료들을 참고해 고객과의 약속을 지속적으로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튼실한 사업자를 선택해야 한다. 최근 미국 금융위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금융기관의 부실은 근로자의 소중한 노후자산에 대한 손실뿐 아니라 노사관계에도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셋째,고객 중심적이고 체계적인 종합서비스 능력이 보장되어야 한다. 제도운영 및 관리는 물론 고객의 은퇴 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퇴직연금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제도운영에 필수적인 시스템,콜센터 등의 서비스와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투자교육 등을 신속,정확하게 제공받지 못하면 고객은 커다란 불편을 겪게 된다.

재차 언급하건대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재직부터 은퇴 이후까지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제도인 만큼 사업자 선정시 다양한 측면의 핵심역량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퇴직연금의 승패는 3대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A부터 Z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상의 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에서 갈린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로자와 기업은 장기적 안목에서 퇴직연금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검토할 사항들을 깊게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