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운반기계업종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동차에 들어가는 소재 가운데 강화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전자부문에 속하는 부품의 비중도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따라서 자동차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부문은 기계가 아니라 전자 분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더욱이 자동차는 개발단계에서부터 수요자의 컨셉트를 겨냥해 개발하기 때문에 서비스 제품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어쨌든 이제 자동차는 기계제품이 아니라 이업종(異業種) 융합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 TV 자전거 등 모든 제품들이 이업종 간의 기술을 융합해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정부는 이업종끼리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제 1단계로 중소기업청은 고도의 기술을 가진 기업이나 대학 · 연구기관과 기술융합을 추진하는 중소기업을 짝지어주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중기청은 이 사업을 '기술협력 멘토링사업'으로 명칭을 달았다. 이 멘토링사업은 '멘토'와 '멘티기업'으로 구성된다. 멘토는 고기술을 가진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이 해당된다. 멘티기업은 기술융합을 추진하는 기업들로 구성된다.

중기청은 이들에 올해 총 1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 자금은 멘토와 멘티기업이 그룹을 만들어 신청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멘토링 그룹당 지원금액은 1000만원까지다. 이 돈은 일반 정책자금과 달리 쓰고 난 뒤 갚지 않아도 된다. 지원 과제는 △기술개발과제 발굴 △생산기술 개선 △정보기술 개발 등 3개 부문으로 나뉜다. 기술과제 개발은 기술기획 및 기술경영,신기술 신제품 개발전략,제품화추진전략,생산성 향상,자동화 및 에너지절감 등을 추진할 때 지원한다. 생산기술개선은 원가관리,공정관리,품질관리시스템 개선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준다. 정보기술개발은 ERP 등 경영정보시스템 개발과 e비즈니스 시스템개발에 지원된다.

자금 지원을 원하는 멘토링그룹은 중기청의 중소기업기술종합과제관리시스템(www.smtech.go.kr)에서 신청서를 접수하면 된다. 신청기간은 멘티기업의 경우 오는 31일까지다. 멘토기관은 9월4~25일 신청하면 된다. 중기청은 양쪽의 신청을 받은 뒤 상호조정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서구 중기청 기술정책서기관은 "기업 간 이해관계와 의사소통을 위해 기술융합전문가인 코디네이터도 파견하겠다"고 말했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