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에너지 전문가로 꼽히는 김 사장은 상공부(현 지식경제부) 공무원 출신으로 주(駐)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를 지내며 자원외교의 첨병 역할을 담당했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전지 사업에 진출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안정시키고 시장 개척을 진두지휘할 자원 전문가가 필요했다"며 "지난 30년간 공직생활과 일반기업 CEO(최고경영자)를 지내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김 사장을 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성홀딩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 분야에서 쌓은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태양전지 셀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작년 10월부터 충북 증평 산업단지에 제1공장을 가동,연간 50㎿ 규모의 태양전지 셀을 생산하고 있다. 다음 달 제2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규모는 100㎿까지 늘어난다.
김 사장은 구매 · 생산 · 영업 등 그동안 각 사업 담당 임원들이 나눠 맡았던 태양전지 사업을 총괄한다. 대표이사인 이완근 회장은 태양전지 사업에서 한발짝 벗어나 지주회사 및 이사회 관련 업무를 맡으며 김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김 사장은 부산고와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상공부(기술고시 9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1급직인 산자부 기획관리실장에 발탁됐지만 5개월 만인 그해 12월 "총기 있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겠다"며 공직을 떠났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그가 택한 길은 적자기업인 HSD엔진(현 두산엔진)의 사장이었다. 김 사장은 취임 첫해인 2000년부터 흑자를 내며 2002년 1월 3년 임기의 계약을 맺었지만 이듬해인 2003년 다시 사장직을 버렸다. 회사 경영이 정상화됐으니 자신의 역할은 끝났다는 이유에서였다.
2004년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그는 일상생활과 업무가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혁신은 어려울 것이 없다는 '혁업불이(革業不二)'를 내걸고 공단 혁신을 주도,이듬해 정부 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