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률이 하락하면서 기업의 투자 재원 감소로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국민 개개인의 생활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낮은 저축률은 그만큼 소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가계의 저축액을 국민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눠 계산하는 개인 저축률의 하락 속도가 빠르다. 1986~1990년 16.9%로 최고조에 이르렀던 개인 저축률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10%대를 유지했으나 2001~2005년에는 6.0%로 하락했고 2006~2008년에는 4.8%까지 떨어졌다.

김민우 한국은행 국민소득팀 과장은 "소득보다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개인 저축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개인 부문의 저축률 하락이 경제 전체의 저축률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세금과 국민연금 등의 준조세 부담이 늘어난 것과 사교육비 증가 등이 가계 소비가 늘어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그러나 투자 재원의 부족을 걱정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강조한다. 개인 저축률은 하락했지만 기업 부문의 저축률이 증가하면서 총저축률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총저축을 국민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총저축률은 2001~2005년 31.9%에서 2006~208년 30.8%로 하락했다. 하지만 총저축률 역시 장기적으로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도별 총저축률은 2004년 34.0%에서 2005년 32.1%,2006년 30.8%,2007년 30.8%,2008년 30.7% 등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저축률 하락은 고령화시대에 국민의 노후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저축률 하락은 국가 경제 차원에서는 투자 재원 감소를 의미하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미래를 준비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요 선진국의 국민소득 2만달러 시기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개인 저축률은 최대 10%포인트 이상 낮다"며 "경제성장률을 올리고 국민 개개인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저축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