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가 늘어난 2조979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발전부문 매출도 지난해 상반기 1조4850억원에서 1조9109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런 실적은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원자력 발전설비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 데서 비롯됐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를 통해 지난 20년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원전 기자재를 공급했다. 두산중공업은 이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해 5월 조지아주 원자력 발전소를 비롯 미국에서 발주된 신규 원전 프로젝트 핵심 주기기를 모두 수주했다. 지난해 원자력 사업부문에서만 1조2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고 이 중 해외 비중은 63%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원전 관련 자체 소재 공급능력 및 대형 소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거의 없어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90기가 건설되는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에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원자력,화력 등 기존 발전사업과 함께 시장전망이 무궁무진한 저탄소 발전사업 기술확보에도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두산밥콕은 지난 7월 영국 글래스고 인근의 렌프루에 있는 스코틀랜드 본사에서 40㎿급 석탄화력발전소용 보일러 버너 설비의 순산소 연소 실험에 성공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 발전소의 상용화를 가능하게 하는 원천기술이다. 지금까지 화력발전소는 원료를 태울 때 자연 속의 공기를 사용해왔다. 산소와 질소로 구성된 공기는 연소과정에서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각종 질소화합물을 배출한다. 두 기체가 공존하는 상태에서 이산화탄소만을 따로 분리해내는 것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이어서 기존 화력발전 시스템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구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두산밥콕의 기술을 이용하면 순수한 산소만으로 발전소 보일러를 돌려 이산화탄소와 물만 나오게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만 꼭 집어 포집하기 쉬워진 것.이 기술을 통해 두산그룹은 2013년 이후 저탄소 발전기술이 적용될 연간 50~60조원의 발전소 시장을 선점 할 수 있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9월에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 보유 업체인 캐나다 HTC사 지분 15%를 확보해 미국,유럽 발전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2013년부터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CCS는 화력발전소 사업에 필수적인 기술이 됐다. 두산중공업은 이 기술을 활용해 2013년 이후 연 평균 10억달러가 넘는 신규 수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