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발사 예정이었던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발사가 또다시 연기될 전망이다.

이상목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4일 "러시아로부터 연소시험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이슈가 추가로 발생해 이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현재로선 이 문제가 해결된 뒤 양국 간 협의를 거쳐 나로호 발사 일정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국희 교과부 우주개발과장은 "연소시험은 성공적으로 완료됐으나 취득한 데이터를 상세 분석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값을 나타내는 데이터가 발견됐다"며 "당장 발사 일정 재조정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오는 18일까지가 발사 예비기한인 만큼 이 기한 내 발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로호 발사 계획이 연기되면 이번이 여섯 번째다. 당초 2005년 발사 예정이었던 나로호는 러시아 측에서 우주기술보호협정과 우주기술협력협정 등의 의회비준이 지연되고 부품 조달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이유로 2007년 말,2008년 말,올 2분기와 지난달 30일까지 모두 다섯 차례 발사가 연기됐었다.

이같이 발사 일정이 계속 늦춰지는 근본적 원인은 아직까지 독자적인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공위성 발사체의 핵심기술인 액체연료 엔진 기술이 부족하다 보니 나로호 1단 로켓을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해왔다. 이에 따라 1단 추진체의 연소시험과 발사 일정 등을 전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발사일이 가까워진 상황에서 일정이 연기되는 것은 로켓 발사의 일상적인 과정으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발사된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는 연료 주입 과정에서의 수소 누출과 발사대 주변 벼락 등의 이유로 여섯 차례나 발사가 연기되기도 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