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따라 돈이 흐른다. ' 누구나 알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격언이지만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면 일부러 짬을 내서 새 길을 둘러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휴가철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도로 위에서 아까운 휴가 기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피서지까지 닿는 가장 빠르고 편리한 길을 찾다 보면 자연스레 새로 뚫린 도로에 관심을 두게 된다. 길만 잘 알아도 부동산 투자의 8할은 이미 성공한 셈이다. 이번에 휴가를 갈 때는 투자 준비도 미리 할 겸 잘 아는 길이 있더라도 새 길을 이용해 보자.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개통하는 길은 지난 10일부터 차가 다니는 서울~춘천 고속도로(61.4㎞) 등 7개 도로를 비롯 24일부터 운행에 들어간 지하철 9호선 등 3개 철도 노선을 포함해 10개에 이른다. 올해 뚫리는 길의 특징은 남북 방향보다 동서 방향이 많다는 점이다.

고속도로 나들목을 눈여겨봐야

서울~춘천 고속도로와 올해 말 개통하는 춘천~동홍천 고속도로((17.1㎞)는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권을 이어 준다. 앞으로 홍천~양양 구간이 2015년 완공되면 남한을 동서로 횡단하는 최북단 고속도로가 될 예정이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서울 강동구 하일동(강일IC)에서 시작돼 강일 · 덕소삼패 · 화도 · 서종 · 설악 · 강촌 · 남춘천 · 조양 등의 나들목(IC)을 거친다. 화도와 춘천 등에 2개 분기점(JCT)이 설치됐다. 조양IC는 아직 공사 중이다. 그동안 서울에서 춘천까지 가려면 46번 국도를 이용해 2시간 정도 걸렸지만 이 고속도로를 타면 4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도로 주변에는 청평 가평 강촌과 같은 유명 관광지가 많아 관심을 둘 만하다.

충청권의 대전~당진,공주~서천 간 고속도로도 중부권을 동서로 잇는다. 대전~당진 고속도로는 충남 당진군 당진읍 사기소리에서 예산~공주를 거쳐 대전 유성구 하기동까지 연결하는 길이다. 왕복 4차로이며 총 연장은 94.3㎞다. 이 길을 이용하면 국도로 2시간 넘게 걸리던 대전~당진 간 이동 시간이 1시간으로 단축된다. 서천~공주 간 고속도로는 충남 서천군 화양면 옥포리에서 부여~청양을 거쳐 공주 우성면 방문리까지 이어지는 59㎞다. 서천~공주 간 이동 시간은 80분에서 절반으로 줄어든다. 서공주 분기점에서 대전~당진 고속도로 및 서해안고속도로와 각각 연결된다.

서수원~평택 간 고속도로는 9월 개통될 예정이다. 오산 세마분기점을 중심으로 '십자가형'으로 뚫린다. 왕복 4~6차로에 총 연장은 38.5㎞다. 동서 방향으로는 경기 화성 봉담에서 동탄까지 이어져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의 일부가 된다. 동탄 분기점을 통해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된다. 남북 방향으로는 화성 태안읍에서 평택 오성면을 잇는다. 평택고덕국제화신도시와 동탄1 · 2 신도시,오산 신도시,화성 봉담 · 태안 · 향남지구 등이 주요 수혜 대상이다.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는 이미 차가 달리고 있다. 내륙과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를 연결해 주는 인천대교는 10월에 뚫린다. 총 연장 21.3㎞에 바다 위 구간만 11.7㎞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다리다. 인천대교는 송도에서 영종도까지 20분 만에 닿게 해 준다.

경의선 · 중앙선 주변 주목해야

철도는 서울 마포구 DMC역과 경기 파주시 문산을 잇는 경의선 복선전철이 이달 1일 개통됐다. 문산~DMC 구간에는 열차가 정차하는 곳은 모두 17개 역이다. 기존 경의선 14개 역에 금릉 · 탄현 · 풍산 · DMC 등 3개 역이 추가됐다. 급행 전동차를 타면 문산역에서 DMC역까지 47분,일반 전동차는 52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1시간에 한 대꼴이던 배차 시간도 15분 간격으로 줄어든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DMC역~용산역 구간은 2012년 개통될 예정이다.

'골드 라인'으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강서구 개화역~강남구 신논현역까지 25.5㎞)은 이달부터 손님을 실어 나른다. 인천지하철 송도 연장 구간도 동막역에서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인근을 지나는 중앙선 복선전철 국수~용문 간 19.7㎞는 올해 말 개통될 예정이다.

이번 휴가에 이용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만들어질 도로와 철도에 대해서도 눈길을 둘 만하다. 올해 착공되는 주요 고속도로는 9곳 가운데 안양~성남,광주~원주,충주~제천,상주~영덕,영천~상주 간 고속도로 등 5곳이 동서 방향이다. 이들 고속도로가 완공될 즈음이면 이른바 '7+9'로 불리는 우리나라 고속도로망의 얼개가 윤곽이 잡히게 된다. '7+9'는 남북 방향 7개,동서 방향 9개의 핵심 고속도로망을 뜻한다. 정부는 남한을 'ㅁ'자로 잇는 철도망도 구축할 예정이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고속도로 철도 등이 새로 들어서면 접근성이 높아지고 유동 인구가 늘어나 땅의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입지 여건이 좋아지는 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