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V뉴스의 '전설'인 월터 크롱카이트가 타계했다. 향년 92세.

미 CBS방송은 17일 크롱카이트가 뉴욕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크롱카이트는 수년간 뇌혈관 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1962년부터 1981년까지 20년간 CBS방송의 간판 앵커를 맡았던 그는 객관적인 뉴스 진행으로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사람'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크롱카이트는 1916년 미주리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부터 학보사 편집자로 활약했다. 텍사스대를 중퇴한 뒤 여러 언론사를 거쳐 UPI통신의 전신인 UP통신 기자로 2차 세계대전 전쟁터를 누볐다. CBS에는 1950년 기자로 입사했다. 1962년 CBS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CBS 이브닝 뉴스'의 마이크를 잡으면서부터 굵직굵직한 미 현대사를 전달했다. 이브닝 뉴스는 1969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 최고의 뉴스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앵커맨'으로 처음 불리는 원조가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 "미국이 '아이콘'을 잃었다"면서 "크롱카이트는 수십년간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목소리였다"고 애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