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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넷솔라, 美 나스닥 상장 추진…실익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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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전지 제조업체 미리넷솔라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미리넷솔라는 상장이 외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적자기업인 미리넷솔라가 상장에 성공한다고 해도 높은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나스닥으로 직행하는 까닭은?

    지난 13일 미리넷솔라는 호주계 맥쿼리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나스닥 상장을 위한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미리넷솔라는 내년 1분기 중에 상장한다는 목표다. 신규 공모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유통될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해 약 1000억~15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미리넷솔라는 조달된 자금을 대부분 설비투자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공할 경우 국내 태양광 관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나스닥에 들어가는 셈이다. 현재 나스닥에 상장한 한국 기업으로는 그라비티, 웹젠, 픽셀플러스, 이베이지마켓 등이 있다.

    미리넷솔라는 작년 4월 포시에스와 합병해 코스닥에 상장된 통신장비업체 미리넷의 자회사다.

    미리넷솔라는 국내 증시가 아닌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 외국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태양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미리넷솔라 관계자는 "중국 업체 잉니솔라가 나스닥에 상장된 후 유치한 자금으로 투자에 나서 현재 연간 생산량이 600MW(메가와트)에 이른다"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적어도 300MW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리넷솔라는 생산규모는 150MW다.

    하지만 미리넷솔라가 국내 상장이 아닌 해외 직상장을 추진하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미리넷솔라는 매출액이 크지 않은데다 작년에 적자를 기록한 상태여서, 국내 상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심사를 청구하려면 직전연도 기준으로 법인세 차감전 이익을 시현해야 한다.

    다만 한국거래소가 자체로 '성장형 벤처'에 지정한 업체는 직전연도에 이익이 없어도 상장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성장형 벤처는 현재 바이오 기업에 국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이수앱지스가 바로 그 예다.

    유가증권시장도 최근 연도에 이익을 거두지 못한 기업이 상장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매출액이 적어도 5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미리넷솔라의 작년 매출액은 127억원이었다.

    나스닥 시장도 상장요건과 심사가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적자기업에 대한 문은 열어두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2008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기업이 나스닥에 상장하려면 '시가총액 규모 5000만달러 이상'이나 '법인세 차감전 이익이 75만달러 이상'의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된다. 이 밖에 자기자본 500만달러, 유동주식수 100만주, 주주 300명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리넷솔라는 2008년 약 170억원의 법인세 차감전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리넷솔라 측은 "적자기업이라도 2009년 실적전망, 사업계획, R&D 계획 등을 내용으로 한 자료를 제출, 심사를 통과하면 상장할 수 있다"며 "현재 회계법인과 현지 변호사 등과 관련 자료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리넷솔라는 9월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1달내 상장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 나스닥 상장 실효는?…유지 비용만도 수억

    하지만 미리넷솔라가 심사에 통과해서 나스닥에 상장되더라도 난관이 남아있다.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상장유지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업체 티맥스소프트는 나스닥에 상장을 고려했다가 높은 상장유지 비용 등을 이유로 코스닥 상장 추진으로 선회했다.
    과거 나스닥에 상장했던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 미래산업은 같은 이유로 나스닥 상장을 폐지했다.

    현재 나스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게임업체 그라비티의 경우 초기 상장 비용으로 약 550만달러(당시 환율 1035원 기준 약 57억원)을 썼고, 이후 상장유지 비용으로 매년 10억원 가량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라비티의 한 관계자는 "공시 사항을 미국 법에 맞게 바꾸는 회계 및 법률 관련 작업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적 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진 변경 사항, 모회사 혹은 자회사와의 금전 및 사업적인 거래 등이 합법적인지 여부를 매번 검토해야 하는 등 세세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리넷솔라는 "나스닥 상장 관련 비용은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한국과는 다른 증시 환경 때문에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그라비티는 2005년 상장 이후 전 경연진 횡령사실과 주가 급락으로 인해 주주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고, 500만달러를 합의금으로 지불해야 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법적 분쟁은 단기간에 끝나기가 어려워 법률 관련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모 증권사의 연구원은 "나스닥에 상장한다고 해도 해외 자금을 끌어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경기악화로 인해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주로 발생하는 업체라면 나스닥 상장의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해외 퍼블리싱 업체를 일일히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상장 후 기업 인지도 제고로 인해 먼저 찾아오는 고객이 생겼다"며 "이 경우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리넷솔라의 모기업인 미리넷 주가는 지난 9일과 10일 2.30%, 4.72% 급등하다 나스닥 사장 추진을 밝힌 13일 재료 노출로 4195원으로 9.98% 급락했다. 17일에는 전일대비 1.92% 내린 408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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