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에는 어김없이 길이가 10m 이상 되는 대형 밴들이 눈에 띈다. 첨단 장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클럽을 책임지는 '움직이는 골프클럽 병원'이다. 2001년 투어스테이지가 투어밴을 처음 선보인 이후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타이틀리스트 클리블랜드 등 골프용품업체들이 잇따라 도입했다. 투어밴 담당자들은 아마추어 골퍼들도 기본적인 관리법만 익혀도 클럽을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름철 장마와 폭서로 클럽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아마추어골퍼들도 참고할 만하다.
◆'필드의 앰뷸런스' 투어밴
투어밴은 대회 기간 손상된 클럽을 수리해준다. 코스 상태에 맞게 클럽을 피팅,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뒷받침하는 게 투어밴의 주요 임무다. 골프용품업체들은 투어밴 내부를 개조,고가의 첨단 장비와 클럽 수리를 위한 다양한 부품을 갖추고 있다. 퍼터 로프트 조절에서부터 웨지 바운스 조절 등 클럽 피팅 작업이 대부분 이곳에서 이뤄져 움직이는 피팅 센터나 다름없다. 그 때문에 선수들은 "투어밴 없이는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투어밴의 역할은 크다. 투어밴에는 또 DVD플레이어 인터넷 위성방송 등이 설치돼 선수들이 클럽 수리를 받으면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투어밴의 활약은 필드에서만이 아니다. 투어스테이지는 전국 골프연습장을 찾아가 현장에서 피팅해 주는 '골퍼스 독'(Golfers Dock)이라는 팀을 운영 중이다. 테일러메이드도 투어밴을 이용해 백화점 고객에게 그립을 교체해주는 등 업체마다 투어밴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인다.
◆투어밴 담당자들의 클럽 관리 조언
투어밴 담당자들은 라운드 후 아이언 손질과 샤프트 점검이 클럽 관리의 기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승철 투어스테이지 실장은 단조 아이언의 라이를 6개월에 한 번씩 점검하고,아이언의 넥(목)과 헤드 부분이 느슨하게 풀릴 수 있으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땀이나 때가 낀 그립은 세제로 거품을 내 칫솔로 세척한 뒤 말리면 밀착력이 높아진다. 또 휘발성이 강한 시너를 휴지에 약간 묻혀서 닦으면 뽀송뽀송해진다. 최인용 타이틀리스트 매니저는 "손이 큰 사람이 가는 그립을 사용하면 훅이 날 가능성이 높고 그립 자체가 굵으면 슬라이스 구질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손 크기에 맞는 그립 선택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영민 클리블랜드 대리는 "골프연습장에서 볼을 친 뒤에는 그루브(클럽 페이스에 가로로 파인 홈)를 깨끗이 닦아줘야 거리나 스핀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비를 맞아 녹이 슨 샤프트는 스프레이 타입의 공업용 오일로 닦아내면 손쉽게 녹을 제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번 볼이 헤드의 토(앞끝)나 힐(뒤끝)에 맞는 클럽도 라이 조정만으로 고칠 수 있다"며 "제대로 볼을 맞혔는데도 거리가 안 나거나 타구음이 이상하면 헤드에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피팅 센터에 들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