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3%대로 둔화] 한국 성장잠재력, 美·日보다 빠르게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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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해소안돼 투자확대 어려워"‥규제 혁파 시급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3%대로 추락한 것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그 중에서도 기업의 투자위축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잠재성장률 왜 떨어지나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1년까지만 하더라도 5.1%였으나 이후 계속해서 떨어져 지난해 3.8%로 하락했다. 7년 만에 5%대에서 3%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미국 일본 EU(유럽연합) 등 주요국의 잠재성장률도 낮아지고는 있지만 추락 속도는 한국이 가장 빠르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은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와 생산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산출하게 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들어 생산성은 정체돼 있고 노동인구는 늘지 않는데 자본투입이 줄면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자본투입이 감소하는 것은 쉽게 말해 기업이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실제 설비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지난해 4분기부터 급감했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엔 -14.0%,올 1분기엔 -23.5%를 기록했다.
취업자수 감소에 따른 노동투입 감소도 잠재성장률 하락의 한 원인이다. 지난 5월 취업자 수는 2372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만9000명(-0.9%) 줄었다.
◆2%대 추락 우려도
기업의 설비투자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잠재성장률의 상승반전을 기대하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날 '경제의 불확실성과 설비투자 위축'이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향후 큰 폭의 투자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소비와 투자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 본부장은 특히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다면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잠재성장률이 2~3년 내 2%대로 떨어진다면 이는 기존의 전망보다 10년이나 앞당겨지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등 연구기관들과 각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비전 2030 민간작업단'에선 2006년 말 한국의 잠재성장률에 대해 △2001~2005년 4.4% △2006~2010년 4.9% △2011~2020년 4.3% △2021~2030년 2.8% 등으로 전망했었다.
◆규제완화가 급선무
최근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이유가 투자 위축에 있었기 때문에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켜야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천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규제를 풀면 불가능했던 이익이 생기므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비제조업 분야에 투자가 확대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기업에 투자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며 "법인세를 내리고 자본재 투자에 대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연구개발(R&D)과 생산성의 효율을 높이고 고급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현욱 KDI 연구위원은 "노동투입을 늘리면 잠재성장률이 높아지지만 무작정 고용을 늘리기보다는 교육과 연수를 통해 고급인력을 배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잠재성장률이 떨어졌다가 1990년대 IT(정보기술) 부문에서의 혁신을 통해 높였다"며 "녹색성장과 포스트 IT 사업군 발굴을 통해 산업구조를 바꾸고 기술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잠재성장률 왜 떨어지나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1년까지만 하더라도 5.1%였으나 이후 계속해서 떨어져 지난해 3.8%로 하락했다. 7년 만에 5%대에서 3%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미국 일본 EU(유럽연합) 등 주요국의 잠재성장률도 낮아지고는 있지만 추락 속도는 한국이 가장 빠르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은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와 생산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산출하게 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들어 생산성은 정체돼 있고 노동인구는 늘지 않는데 자본투입이 줄면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자본투입이 감소하는 것은 쉽게 말해 기업이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실제 설비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지난해 4분기부터 급감했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엔 -14.0%,올 1분기엔 -23.5%를 기록했다.
취업자수 감소에 따른 노동투입 감소도 잠재성장률 하락의 한 원인이다. 지난 5월 취업자 수는 2372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만9000명(-0.9%) 줄었다.
◆2%대 추락 우려도
기업의 설비투자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잠재성장률의 상승반전을 기대하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날 '경제의 불확실성과 설비투자 위축'이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향후 큰 폭의 투자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소비와 투자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 본부장은 특히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다면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잠재성장률이 2~3년 내 2%대로 떨어진다면 이는 기존의 전망보다 10년이나 앞당겨지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등 연구기관들과 각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비전 2030 민간작업단'에선 2006년 말 한국의 잠재성장률에 대해 △2001~2005년 4.4% △2006~2010년 4.9% △2011~2020년 4.3% △2021~2030년 2.8% 등으로 전망했었다.
◆규제완화가 급선무
최근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이유가 투자 위축에 있었기 때문에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켜야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천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규제를 풀면 불가능했던 이익이 생기므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비제조업 분야에 투자가 확대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기업에 투자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며 "법인세를 내리고 자본재 투자에 대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연구개발(R&D)과 생산성의 효율을 높이고 고급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현욱 KDI 연구위원은 "노동투입을 늘리면 잠재성장률이 높아지지만 무작정 고용을 늘리기보다는 교육과 연수를 통해 고급인력을 배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잠재성장률이 떨어졌다가 1990년대 IT(정보기술) 부문에서의 혁신을 통해 높였다"며 "녹색성장과 포스트 IT 사업군 발굴을 통해 산업구조를 바꾸고 기술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