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400선에서 횡보를 시작한 지난 5월 이후 기관투자가 가운데 사모펀드가 집중 공략한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선과 기계 업종 위주로 비중을 늘렸던 증권사와 은행 등의 수익률은 신통치 않았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가 횡보한 지난 5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별 순매수 상위 30종목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사모펀드가 단순 평균으로 15.9%에 달해 가장 성적이 좋았다. 보험(14.3%) 투신(14.2%) 등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고 연기금이 주로 사들인 종목들도 평균 12.2% 올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은 3.1%에 그쳐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3%)을 밑돌았고 은행(5.4%) 종금(8.0%) 등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기관별 수익률 격차는 주 공략 업종과 종목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사모펀드의 경우 단기재료를 보유한 중소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짭짤한 재미를 봤다.

사모펀드가 5월 이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내쇼날푸라스틱으로 주가 상승률은 46%에 달한다. 국내 최대 플라스틱 사출업체인 내쇼날푸라스틱은 한 증권사에서 '국민연금이 투자할 만한 대표적인 가치주'로 선정하면서 6월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화승인더스트리 쌍용 등도 사모펀드가 타깃으로 삼은 종목들이다. 화승인더스트리는 화승비나 지분 인수를 재료로,쌍용은 GS가 인수한다는 소식에 크게 올랐다.

보험과 투신은 은행주와 증권주에 초점을 맞춰 횡보장에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하나금융 기업은행 KB금융 동양종금증권 우리금융 등이 보험사 순매수 30위권에 올랐다. 5월 이후 기업은행 주가는 42.2% 올랐고 하나금융(33.9%) 동양종금증권(29.6%)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투신도 기업은행 외환은행 하나금융 HMC투자증권 등을 대거 사들여 수익률 제고 효과를 봤다.

반면 증권사들은 현대중공업(-17.8%) 대우조선해양(-16.7%) 현대미포조선(-14.3%) 등 조선주와 두산중공업(-25.2%) 등 기계주를 주로 순매수했다가 고전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재료를 보유한 중소형주 위주로 발빠르게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